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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처참…KBS 월화극 '흑역사' 언제까지?


입력 2016.02.02 09:38 수정 2016.02.02 09:45        부수정 기자

이야기 허술·아이돌 신인 연기력 논란

'무림학교' 20부작에서 16부로 조기종영

KBS2 월화극 '무림학교'가 저조한 시청률로 조기종영한다.ⓒKBS KBS2 월화극 '무림학교'가 저조한 시청률로 조기종영한다.ⓒKBS

지난해부터 시작된 KBS 월화극 부진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월화드라마 '무림학교'마저 조기종영이 확정되면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못 찾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방영된 KBS 월화극 중에 10%를 넘긴 작품은 '힐러'가 유일하다. '블러드'(평균 4%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후아유-학교 2015'(6%대), '너를 기억해'(4%대), '별난 며느리'(5%대), '발칙하게 고고'(3%대) 등 대부분 시청률 8%를 넘지 못하며 고전했다.

시청률도 그렇지만 작품성에서도 호평을 얻는 데 실패했다. 연기력 논란도 이어졌다. 미소년 뱀파이어라는 독특한 소재로 출발한 '블러드'는 안재현, 구혜선이 '발연기' 논란에 휘말리며 쓸쓸하게 퇴장했다.

'별난 며느리'와 '발칙하게 고고'는 언제 종영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시청자들의 관심 밖이었다. 존재감도 없었고 시청률, 화제성 면에서 모두 실패한 셈이다.

학원물 '발칙하게 고고'는 첫 방송에서 2.2%라는 충격적인 시청률을 나타냈다. 이는 KBS2 '바보 같은 사랑' 1.8%, '사육신' 1.9%, SBS '내 마음 반짝반짝' 2%에 이은 최저 기록이다.

정은지 채수빈 이원근 지수 등 풋풋한 배우들이 출연했는데도 학원물 클리셰 투성이라 오글거렸다는 평이 많았다.

그나마 '후아유-학교 2015'와 '너를 기억해'가 낮은 시청률에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6%, 4%라는 수치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이런 가운데 KBS는 '흑역사'를 끊을 카드로 톱스타 소지섭, 신민아를 내세운 '오 마이 비너스'를 선보였다. 잘생기고 예쁜 두 비주얼 배우의 만남이 화제가 되는 건 당연지사.

드라마는 '몸짱'에서 '몸꽝'이 된 강주은(신민아)이 다이어트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의료법인 가홍의 후계자이자 시크릿 헬스 트레이너 존 킴(소지섭)과 사랑에 빠지는 지극히 단순한 내용이다.

무엇보다 신민아가 '뚱녀'로 변신한다는 점에 관심이 쏠렸다. 방송 전 인기리에 종영한 경쟁작 '그녀는 예뻤다' 속 '몸꽝'으로 분한 황정음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방송한 KBS2 월화극 '발칙하게 고고'는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다.ⓒKBS 지난해 방송한 KBS2 월화극 '발칙하게 고고'는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다.ⓒKBS

야심 차게 시작한 '오 마이 비너스'는 시청률 평균 8%대는 넘겼지만 끝내 10% 문턱에서 좌절했다. 배우의 이름값에 기댄 스타 마케팅의 실패였다. 어디서 본 듯한 식상한 이야기는 시청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소지섭과 신민아가 아까울 지경이었다.

이후 방송된 작품이 '무림학교'다. 취업과 스펙 쌓기가 아닌 정직, 신의, 생존, 희생, 소통, 관계 등을 배우는 20대 청춘들의 액션 로맨스 드라마. 신현준, 이현우, 서예지, 홍빈, 정유진 등이 출연한다.

제작발표회 당시 이소연 KBS PD는 "기존 학교 드라마와는 다르다"며 "청춘의 성장, 화려한 액션 등을 수준 높게 그려내 새로운 드라마로 만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의 바람과 각오와는 달리 드라마에 대해선 혹평이 이어졌다. 첫 방송 시청률은 5.1%. 시청자는 "유치한 내용과 형편없는 연기력", "이거 보는 사람이 있나요?", "30초 만에 손발이 오그라들어 채널을 돌렸다", "이런 내용 좋아하는데 솔직히 10분을 보기가 힘들더라"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시청률이 5.1%에서 출발해 최근 방송에선 3%대까지 떨어진 것.

'애국가 시청률'에 조기종영설, 제작중단설까지 나왔다. KBS가 20부로 기획된 '무림학교'를 16부로 줄이겠다고 제작사인 JS픽쳐스에 통보했고, 제작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작 중단을 선언했다는 것.

조기종영설을 부인하던 KBS 측은 결국 당초 계획했던 20부작이 아닌 16부작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저조한 시청률에도 '무림학교'를 보는 시청자는 황당한 입장이다. "방송한 지 얼마나 됐다고 조기종영인지...", "꼭 시청률이 안 나오면 이렇더라",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도 생각해달라"라는 글이 이어진다.

'오 마이 비너스'를 제외하고 KBS는 그간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독특한 소재를 택한다거나 신예 스타들,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을 기용해 '안전'보다는 '변화'를 택했다. 그러나 연기력 부족과 허술한 스토리에 발목이 잡혔다. 드라마의 바탕이 되는 준수한 연기력과 짜임새 있는 기획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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