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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영입 신선하다 했더니...더민주, 벌써 '좌파본색'?


입력 2016.01.25 06:00 수정 2016.01.25 06:00        조정한 기자

<기자수첩>탈당 멈추고 지지 오르자 초록 동색 영입 줄잇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오른쪽), 오성규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왼쪽)과 입당서를 함께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오른쪽), 오성규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왼쪽)과 입당서를 함께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이별 후 고통스러워하는 지인에게 결국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 거야"라고 조언하며 새 출발을 권유한 적, 한번쯤 있을 것이다. 더민주의 최근 한달간 행보도 이와 유사했다. 탈당 후유증을 '전문가, 젊은 인재' 영입으로 견디며 새 출발을 시도하려는 듯 보였지만 최근 '진보, 운동권'과 다시 손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더민주가 본격적으로 인재영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연말 '탈당 러시'가 시작되면서다. 제1호 인재로 영입된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당내외에서도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방송 출연 등으로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았던 그는 그동안 '합리, 중도'로 비쳐 반감이 적었다. 더군다나 "정치는 안 하겠다"며 정계 러브콜을 수차례 거절했다고 알려진 그가 '더민주'를 정치 입문 플랫폼으로 선택한 것도 큰 충격을 줬다.

표창원이 검색 순위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더민주는 '전문가' 타이틀을 단 인재를 줄줄이 또 급하게 영입했다. 그러던 지난 12일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눈물의 영입 기자회견을 하자 일각에서는 "전문가는 무슨 전문가? 선거구 획정도 선거대책위원회 구성도 못한 지각생들이 쇼가 지나치다" "서로 물어뜯는 '야생' 정치판에 들어오기엔 너무 '샌님'들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여의도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리천장 어렵게 뚫고 회사 잘 다니던 사람이 실업자가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거나 정치판에서 겪을 한계는 조직의 그것과 비교도 안될 텐데 그걸 아직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까지 나왔다. 더민주의 '혁신'을 위해 불려온 이들이 아무리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계파 싸움과 배신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견딜 수 있겠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러한 우려가 더민주에 들렸는지 아니면 새로운 인재에 뒤쳐져 있던 제 새끼를 챙기기 위해서인지 '혁신'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18일 더민주가 연달아 영입한 12, 13호 인재는 '박원순맨'으로 불리는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오성규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진보, 운동권' 인사들이 다시 더민주에 영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문 대표는 이들의 입당을 축하하며 "낡은 정치 문화를 혁신하고 계파정치, 지역주의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했다. 그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았다.

더민주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야권 연대가 거론되며 정치 지형이 불안정해지자 더민주 탈당 현상이 주춤해졌다. 또한 문 대표가 지난 14일 '경제 민주화'의 아이콘인 김종인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 자리에 영입하고 인재영입위원장직에 '시스템 공천'을 주장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을 임명하며 당내 분위기가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탈당으로 더민주를 떠난 의원들 자리는 새 인재들로 메꿔졌다. 지금 당내에는 국가 재정, 안보, 경제, IT 전문가와 변호사, 청년 디자이너 그리고 문 대표가 명명한 '생활정치 전도사'까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재들이 모였다. 그 사이 4.13 총선은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민주가 야권 단일화, 선거 연대 등 총선 승리를 위한 작업과 수권 정당의 꿈을 이루려면 옅어진 '진보, 운동권' 색채를 덧칠할 시간은 없다. 선대위원에 친노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기자들 사이에 벌써부터 돌고있다. 당내 뿌리 깊은 '친노 패권주의'에 맞설 김종인 위원장의 어깨가 벌써부터 무거워 보인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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