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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출입기자는 누구에게 전화해야해요?


입력 2016.01.15 09:50 수정 2016.01.15 09:55        전형민 기자

<기자수첩>총선 90일 남겨놓고 공보라인 부재

"통화하는 사람마다 말이 다르니..." 빈축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점검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점검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하려면 도대체 몇 명한테 전화를 해야하는 거냐. 심지어 통화를 하는 사람마다 말이 다 다르다."

한 식사자리에서 최근 창당한 국민의당을 출입하는 한 기자가 당의 공보라인 부재를 언급하며 한 말이다. 총선을 3달여 앞두고 정국 돌풍의 핵으로 나타난 국민의당이 지난 8일 새 당사에서 첫 기자회견을 하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들이 속속들이 합류하는 등 외연을 갖추는 것에 비해 정작 당의 '입'이 되어 의견을 전달하고 대변해야할 공보라인이 미흡해 빈축을 사고 있다.

어느 덧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지 한 달이 꽉 찼다. 안 의원은 탈당 후 지난 1월 10일 자신을 중심으로 한 신당인 국민의당 창당발기인대회를 개최하는 등 재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 의원 스스로도 탈당 2주 후인 지난 달 28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주가 2년 같다"며 소감을 밝혔듯 매일 공개 혹은 비공개 일정을 진행하며 각계각층 인사를 두루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3번의 호남행을 비롯 부산, 대전 등을 방문하는 지방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창당을 위한 여러 사람의 고군분투를 대변하듯 국민의당은 점차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빌딩을 임대해 리모델링 작업을 거의 끝마쳤고, 사무집기도 들어왔으며 당직자들도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13일에는 한상진·윤여준 공동위원장을 수장으로 하는 기획조정위원들도 선임하며 인적구성도 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신당에 중요한 홍보, 공보 담당자는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다. 이날 인선을 보면 안 의원을 비롯해 더민주를 탈당해 합류한 김한길·김영환·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들은 각각 한 자리씩 차지했지만 정작 국민의당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를 정책 개발로써 보여야할 정책위원장과 그 내용을 알기쉽게 홍보해야할 홍보위원장은 공석이었다.

이에 대해 한상진 공동위원장은 "제가 윤여준 공동위원장과 상의해 정치인이 아닌 외부의 특출한 전문가를 모시도록 합의했다"며 '곧' 인선할 것임을 밝혔지만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당을 대변해야 할 대변인은 창당의 과정이 한 달이 다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석'이다. 정당에서 대변인은 정치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각종 이슈들에 대해 당의 생각을 담아낸 논평은 물론 기자들과도 가장 많이 접촉하는 인물로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 위원장도 대변인 인선에 대해 "결정을 오늘 이 순간까지 내리지 못해서 말씀을 못드렸다"고 말할 정도로 대변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선임에 신중에 신중을 더하는 분위기다.

뜸을 너무 오래 들이면 다된 밥도 타는 법, 조속한 대변인 선임 있어야

그러나 뜸을 너무 오래 들이면 다된 밥도 타는 법. 외형이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춰감에도 불구하고 공보라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자칫 당의 의도가 왜곡돼 전달되거나 그로인해 불필요한 오해가 초래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기존 정당들이 하루 최소 3개 이상의 현안에 대한 논평을 쏟아내는 것에 비해 국민의당은 정치권 돌풍의 핵임에도 산적한 현안들에 대해 하루 한 개의 논평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일반인은 물론 기사로써 소식을 전달해야 할 기자들조차 시시각각 터져나오는 각종 사안에 대해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하는지, 당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을 해야하는지 우왕좌왕할 뿐이다.

공보 담당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으로 쏠린 관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이들의 전화는 업무시간 내내 쉴 틈이 없다. 실제로 국민의당 사무실에 전화를 걸면 전화 연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전화 응대에 나서는 대부분은 결정권이나 책임이 없는 자원봉사자다. 일부 당직자들이 적은 인력으로 하루종일 전화를 붙잡고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당의 입장을 대변할 수는 없고 이들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실제로 당 외부 인재 첫 영입과 당사 브리핑실 첫 브리핑이 있었던 지난 8일에는 '이랬다 저랬다'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기자회견 스케쥴로 하루종일 이리저리 사건현장을 뛰어다니는 사진기자들로부터 '국민의당에만 붙어있으라는 것이냐'는 원성을 샀고, 같은 날 당명 공개 기자회견은 시작도 하기 전에 당명이 일부 언론을 통해 속보로 보도되는 '참사'가 빚어지기도 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며, 당이름이나 당을 홍보하는 것에는 이미 성공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양당체제의 기성정치권을 무너뜨리고 3당 체제의 상호견제 구도를 만들려면 지금의 뜨거운 관심을 당에 대한 호의로 돌릴 필요가 있다. 전국 정당으로서 외연을 확대해나갈 국민의당의 공보·홍보를 담당·책임질 대변인 인선이 시급하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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