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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도 복학생도 새내기도 또 다시 '몰래 산타'


입력 2015.12.26 10:28 수정 2015.12.26 10:28        하윤아 기자 / 박진여 기자

올해도 등장한 몰래산타 자원봉사자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사랑 나눴으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4 사랑의 몰래산타 사랑의 대작전' 출정식에서 산타 복장을 한 예비산타들이 모자를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4 사랑의 몰래산타 사랑의 대작전' 출정식에서 산타 복장을 한 예비산타들이 모자를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응답하라, 1004몰래 산타'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율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응답하라, 1004몰래 산타'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율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아직 어둠이 깔리지 않은 서울 광화문광장 한복판에 수십 명의 산타가 나타났다. 매서운 칼바람에 발을 동동 구를 만큼 추운 날씨였지만, 수십 명의 산타들은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든 채 시종일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한국청소년재단 주최로 지난 2006년 시작해 올해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에 참가한 청년들은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산타로 변신했다. 저마다 준비한 선물을 보따리에 가득 넣고 들뜬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날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데일리안’과 만난 대학생 임건 씨(24) 역시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12년 처음 몰래산타 자원봉사에 참여한 이후 올해까지 줄곧 산타로 변신해 소외가정의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임 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봉사활동을 해보자, 좋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하게 됐는데 제가 아이들에게 주는 것보다 매년 얻는 게 훨씬 더 많다는 것을 느껴 올해도 참여하게 됐다”며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저를 진짜 산타라고 믿고 정말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저도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할 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에 대해 “몰래산타 이벤트 마지막에 케이크에 초를 꽂고 촛불을 끄는 순서가 있다. 언젠가 한번 다섯 살짜리 여자아이였는데, 촛불을 끄기 전에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면 꼭 이루어질 거라고 하자 저에게 ‘내년에 엄마를 볼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 그때 정말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임 씨는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지만 공통적으로 느꼈던 부분은 상당수의 아이들이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올해 같은 경우는 아쉽게 불경기가 겹쳐 전년도에 비해 자원봉사자가 많이 모이지 않았는데 더욱 많은 사람들이 온정을 공유하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처음으로 몰래산타에 도전한 대학생 김다솜 씨(22)는 아이들을 만나기에 앞서 떨리는 심경을 전했다.

김다솜 씨는 “곧 만나게 될 아이들이 다른 또래 친구들보다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선물을 전달하는 기쁨보다 선물을 주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제2의 상처를 받을까봐 조심스럽다”며 “나 스스로 아이를 불쌍하게 생각해 말이나 행동 하나라도 잘못 나가게 되면 아이들은 선물을 받는 기쁨보다 상처받는 게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어설프게 산타흉내를 내다가 산타가 아닌 것을 들키게 돼 아이들의 순수함을 해칠까봐 걱정되는 것도 있다”며 “아이들이 상처 받지 않게 지금 순수함 그대로, 산타에게 선물 받았을 때의 기쁜 마음 그대로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대학생 몰래산타들 사이 ‘취준생 산타’도 눈에 띄었다. 역시 몰래 산타에 처음 도전한 취업준비생 김건 씨(27)는 “막연히 좋은 일 한 번 해보자고 시작했는데 아이들 선물 주기 전에 사전답사를 하면서 처음 막연했던 마음이 결연한 마음으로 바뀌었다”고 남다른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그는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터닝메카드’를 사수하기 위해 2주 전부터 대기하다 결국 구매했다”며 자비를 보태 마련한 선물을 자랑하며 들뜬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청소년재단은 지난 2006년부터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 행사를 통해 매년 12월 24일 소외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찾아가 깜짝 이벤트 공연과 함께 케이크와 선물을 전달하는 등 실질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에는 현재까지 8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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