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한국지엠-르노삼성, 개소세 인하에도 재미 못 본 이유


입력 2015.12.02 13:16 수정 2015.12.02 14:28        박영국 기자

주요 디젤모델, 유로5 판매중단 이후 유로6 교체 늦어 판매공백

스파크, 경차 대결서 모닝 '냉장고 끼워팔기'에 완패

완성차 5사 11월 판매실적 비교.ⓒ데일리안 완성차 5사 11월 판매실적 비교.ⓒ데일리안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와 연말 마케팅 강화 등으로 국내 완성차 판매실적이 전년 동월대비 두 자릿수 증가한 가운데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5사의 11월 국내 판매실적은 총 14만1711대로 전년 동월대비 11.6% 증가했다.

현대차의 경우 11월 국내 시장에서 6만5166대를 판매하며 16.9%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기아차는 12.4% 증가한 5만31대의 판매실적으로 1996년 12월(5만3633대) 이후 19년 만에 내수 판매 5만대를 넘어섰다.

쌍용차도 9062대의 판매실적으로 전년 동월대비 무려 56.1%의 고성장을 나타냈다.

반면 한국지엠은 1만1446대의 판매실적으로 전년 동월대비 7.3% 감소를 보였고, 르노삼성은 29.9% 감소한 600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개소세 인하 효과를 감안하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역주행은 다소 의외의 결과다.

두 회사의 공통적인 문제는 유로6 모델변경 시기를 놓쳤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의 경우 디젤 SUV 캡티바의 11월 판매량이 달랑 73대에 그쳤다. 지난달 27일부터 환경기준을 유로5에 맞춘 디젤엔진 차량 판매가 금지된 가운데 유로6엔진 개발이 미뤄짐에 따라 일찌감치 생산을 중단했고, 남은 재고가 73대밖에 없어 판매량도 그 수준에 머문 것이다.

매달 700대 내외가 팔리던 모델의 판매가 10분의 1로 줄었으니 전체 판매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크루즈와 말리부 등 승용 라인업의 디젤모델 역시 유로6를 준비 못한 채 유로5엔진 모델의 재고가 소진된 상태다. 이에 따라 디젤 모델의 인기가 높던 말리부 판매량도 전월 및 전년 동월대비 500대 가량 줄었다.

한국지엠은 캡티바와 말리부, 크루즈의 유로6 디젤 모델 출시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로, 해당 모델들의 공백 상태에서 연말과 연초를 보내야 할 상황이다.

그나마 유로6 엔진으로 변경한 올란도와 트랙스가 각각 1527대와 1116대의 판매량으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점은 개소세 인하 효과와 SUV 붐이 한창인 상황에서 캡티바의 공백이 한국지엠에 얼마나 큰 타격으로 작용했는지를 증명해준다.

한국지엠 전체 판매실적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스파크가 기아차 모닝과의 경차 전쟁에서 패했다는 점도 한국지엠의 판매 부진에 일조했다.

지난 8월 판매를 시작한 ‘더 넥스트 스파크’는 신차 효과가 한창일 시기인 11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시기 구형 스파크 판매량(4702대)보다 못한 4473대에 머물렀다. 전월(5435대) 대비로는 1000대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경쟁 차종인 기아차 모닝은 ‘냉장고 끼워팔기(삼성 지펠 김치냉장고 제공 혹은 80만원 할인)’ 마케팅에 힘입어 11월 판매실적이 전월 대비 2000대 가까이 증가한 8222대에 달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경차는 애초에 개소세가 없기 때문에 개소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없어 상대적으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지난 몇 달간 기아차와 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역시 유로6 지각생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11월 판매실적은 6006대로 전년 동기대비 29.9%나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도 1000대가량(14.3%) 줄었다.

QM3의 경우 유로5 판매금지 시점을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달 19일 유로6모델로 교체했지만, QM5와 SM5 디젤모델이 유로6 교체 없이 유로5 모델 생산 중단으로 판매 차질을 빚은 결과다.

QM5는 그나마 디젤 모델 재고가 비교적 많아 전년 동월대비 24.9%, 전월 대비 2.5% 증가한 653대를 판매했지만, SM5는 가솔린 모델 위주로만 판매하면서 전년 동월대비 58.3%, 전월 대비 32.5% 감소한 108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QM5 디젤모델은 내년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어 구형 모델은 단종 시점까지 가솔린으로만 운영할 예정이다. SM5 역시 당분간 유로6 디젤모델 출시계획이 없다. 일각에서는 소형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출시될 탈리스만과 시장이 겹칠 우려가 있어 SM5는 가솔린과 터보 모델로만 운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쟁사에서는 볼륨 모델 역할을 하는 준중형 차급 SM3의 모델 노후화가 심해 1000대에도 못 미치는 판매량(973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르노삼성의 판매부진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준대형 세단 최초로 LPG엔진을 장착하며 큰 인기를 끈 ‘SM7 Nova LPe’의 판매호조도 다소 시들해진 것으로 보인다. LPe를 포함한 SM7 Nova 판매실적은 10월 1323대에 달했으나, 11월에는 975까지 떨어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5 유로5 디젤 모델 재고를 모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11월 실적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11월 판매부진으로 르노삼성은 박동훈 부사장이 언급했던 연간 판매목표 8만대를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11월까지 르노삼성의 누적 내수 판매실적은 6만9782대로 12월 1만대 이상을 판매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12월부터는 디젤엔진 선호도가 높은 중형 SUV 라인업에서 QM5를 디젤 없이 가솔린으로만 운영해야 된다는 점에서 판매실적은 11월보다 크게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