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구조 후 다시 불구덩이로 들어간 소방관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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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명구조 후 다시 불구덩이로 들어간 소방관 끝내...
    <의사자, 그 이름을 기억합시다②-최희대 소방교>
    "장인이 도구탓하나" 열악한 장비 절망하는 후배 다독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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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5-12-05 10:11
    목용재 기자(morkka@dailian.co.kr)
    ▲ 최희대 소방교는 지난 2005년 10월 13일 칠곡군의 한 지하 단란주점의 화재 현장에서 순직했다.온라인 순직소방관추모관 캡처

    ▲ 지난 2005년 10월 화재현상에서 순직한 칠곡소방서 소속 최희대 소방교.ⓒ공익희생자지원센터

    시민단체인 '공익희생자지원센터'가 '당신의 아름다운 이름을 기억합니다'(푸른사람들)라는 제하의 공익희생자를 기리는 '휴먼북'을 지난달 24일 발간했다. 경찰 및 소방공무원, 의사자 등 안전한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들을 다시 기억하자는 취지다. '공익희생자지원센터'는 공익희생자들이 상당수 임에도 불구, 국가차원의 선영사업이 미흡해 '휴먼북'을 발간했다. '데일리안'은 '공익희생자지원센터'가 펴낸 '휴먼북'을 토대로 '살신성인'의 정신을 실천한 이들을 재조명하는 기획 연재를 시작한다. 그 두 번째 순서로 2005년 10월 순직한 최희대 소방교의 발자취를 더듬어봤다.< 편집자 주 >

    2005년 10월 13일 목요일. 경상북도 칠곡군의 한 지하 단란주점을 삼키고 있는 불구덩이 속으로 최희대 소방교가 뛰쳐 들어갔다. 불은 어느 정도 잡힌 상태였지만 최 소방교는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내가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철수하겠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매캐한 연기를 내뿜고 있는 화재 현장으로 다시 진입했다.

    최 소방교가 진입한 현장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정작 최 소방교는 퇴로 확보에 실패, 유독가스로 인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최 소방교는 1994년 소방관으로 처음 임용된 뒤 포항과 성주를 거쳐 2001년 칠곡소방서에 자리를 잡았다. 사고 당시 소방경력 10년차의 베테랑으로 조직 내에서 특유의 리더십과 친화력으로 칠곡소방서의 '활력소'였다.

    최 소방교의 유가족들과 주변 동료들에 따르면 최 소방교는 무뚝뚝하고 험상궂은 인상이 특징이었지만 가족들에게 자상하고 동료들에게는 믿음직스러운 소방관이었다.

    특히 막내 딸 은서 양을 끔찍이 아끼는 '딸 바보'이기도 했다. 2교대 격일 근무를 하는 최 소방교의 퇴근길은 항상 막내 딸의 유치원 등교 시간과 맞물려 있었다. 그는 퇴근길 마다 등굣길의 딸을 보기위해 자전거 페달을 밟았던 자상한 아버지였다.

    사고 당시에는 진급시험을 10일 앞둔 시점이라 퇴근 후 딸의 얼굴을 보고 시험 준비를 위해 도서관으로 직행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최 소방교는 칠곡소방서이 기둥이기도 했다. 2005년 당시 열악한 장비 때문에 "우리가 철인도 아니고 맨몸으로 구조활동 할 수 없는거 아닌가"라는 후배의 불평에 "진정한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며 후배를 다독이기도 했다. 현장에 나가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고 권위적이지도 않아 인기있는 '선배'로 후배들의 귀감이 됐던 인물이었다.

    최 소방교의 운동사랑은 유별난 것으로 유명했다. 전문 스킨스쿠버, 다이빙 등 전문지도자(IDC)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출퇴근은 자전거를 이용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테니스를 즐기기도 했다.

    휴먼북 '당신의 아름다운 이름을 기억합니다'에서 최희대 소방교의 이야기를 쓴 편도혁(국민대 전자공학부) 씨는 "희생정신을 가지고 생사의 길목을 넘나든 최희대 소방교는 뭔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취재를 했는데 평범하고 소박한 분이었다"면서 "털털하고 유머러스한 남편이자 아버지, 또 동료였다"고 말했다.

    편 씨는 "최희대 소방교의 이야기를 쓰면서 소방관들의 소신과 희생정신을 알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면서 "급박한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관들, 그리고 그들의 희생정신이 책을 통해 많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책 집필 소감을 밝혔다.[데일리안 =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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