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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효과 제로’ 성급했던 박병호 계약


입력 2015.12.02 10:22 수정 2015.12.03 10:0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최대 5년간 1800만 달러, 염가 계약 평가

에이전트 앨런 네로 협상력 부재 도마 위

박병호의 계약 조건에 대해 너무 낮게 책정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연합뉴스 박병호의 계약 조건에 대해 너무 낮게 책정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연합뉴스

박병호가 정식으로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계약 조건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병호와 최대 5년간 18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공식 입단식은 3일 자정 열린다.

앞서 125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이끌어낸 박병호는 미네소타와 계약을 맺음으로써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박병호보다 먼저 빅리거가 된 선수는 2013년 류현진(6년 3600만 달러)과 올 시즌 강정호(4년 1100만 달러)다.

최근 한국 선수들의 잇따른 성공으로 메이저리그가 KBO리그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강정호의 연착륙은 ‘한국 특급은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라는 공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박병호는 1년 전 강정호의 포스팅 액수에 비해 2배나 많아졌고, 계약 조건에서도 잭팟을 터뜨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강정호 효과는 전혀 없었다. 미네소타와 계약을 맺은 박병호는 이제 2년간 275만 달러(약 31억 8000만원)의 연봉을 받은 뒤 2018년과 2019년 300만 달러(약 34억 7400만원)를 받는다. 2020년에는 65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이 있지만 반대로 50만 달러의 바이아웃 옵션도 달려있다.

일각에서는 협상을 너무 서둘렀다는 지적도 있다. 강정호의 경우 지난해 12월 20일 넥센이 포스팅 액수(500만 달러)를 받아들였고, 이듬해 1월 13일 계약 합의에 이르렀다. 협상 종료 일주일을 남겨둔 시점이었다. 류현진은 아예 종료 몇 분전을 남기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지난달 7일 포스팅 액수가 공개된 박병호도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3주간의 협상 기간을 가진 것은 똑같다. 하지만 박병호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참가하느라 2주의 시간을 보내 사실상 협상 기간은 열흘이었던 셈이다.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의 협상력 부재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네로는 선수들과 남다른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구단들과의 협상에서는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하기로도 소문이 나있다. 추신수가 눈물을 훔치며 스캇 보라스로 교체한 이유도 협상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팅 액수가 비슷했던 스즈키 이치로와 비교해도 박병호의 계약은 너무 낮은 수준이다. 2001년 1312만 5000달러의 포스팅비를 이끌어낸 이치로는 시애틀과 3년간 1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계약기간도 짧고 연평균으로 따져도 박병호(360만 달러)보다 100만 달러나 더 많은 467만 달러에 합의했다.

결국 박병호가 지금까지 보여준 퍼포먼스를 감안하면 사실상 염가 계약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전성기가 지날 시점인 30대 중반에 계약이 끝나 FA 자격을 얻더라도 ‘대박’을 얻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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