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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버린 B급 딴따라' 더 강력해진 싸이 왔다


입력 2015.11.30 19:45 수정 2015.11.30 19:45        이한철 기자

'초심' 외치며 3년 5개월 절치부심

싸이다운 싸이, 연말 가요계 돌풍 예고

국제가수 싸이가 3년 5개월 만에 7집 앨범을 발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 YG엔터테인먼트 국제가수 싸이가 3년 5개월 만에 7집 앨범을 발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 YG엔터테인먼트

모든 것을 버렸으니, 다시 모든 것을 얻을 차례다.

초심으로 돌아간 '국제가수' 싸이(38·본명 박재상)가 또 한 번 '싸이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그림자를 지우고 B급 문화를 주름잡던 싸이다운 싸이로 돌아왔다. 어깨 힘을 빼니 음악엔 더욱 힘이 넘쳤다.

싸이는 1일 0시 정규 7집 '칠집싸이다'의 음원과 더블 타이틀곡 '나팔바지'와 'DADDY'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정규음반은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싸이 6甲' 이후 무려 3년 5개월여 만이다.

싸이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7집 '칠집싸이다'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너무나 오래 걸렸다. '젠틀맨'으로부터 2년 8개월이 걸렸고, 6집 음반으로부터는 3년 5개월이 걸렸다"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강남스타일'로 인해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그 무게를 감당할 준비는 돼있지 않았던 탓이다. 싸이는 "한때는 곡 쓰는 게 쉬운 시절이 있었는데, 중압감, 스트레스, 미국병 등이 있었다. 정신을 차리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홀로 끙끙 앓던 그가 찾은 해답은 '초심'이었다. 싸이는 "올 초 대학가요제 때 '나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서 음악을 시작했는데 왜 눈치를 보고 음악을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예전의 나라면 이런 음악을 썼겠지'라는 마음으로 9곡 정성스럽게 채웠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칠집싸이다'라는 앨범명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청량감 넘치는 시원함과 흥, 그리고 존재감 등을 강조한다. 그간 자신의 어깨를 짓눌렀던 부담감을 스스로 털어내고 신나게 즐겨보자는 생각이다.

싸이는 "그냥 하고 싶은 걸 하고 결과는 순리대로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걸 위해 딴따라가 된 나'가 어렵게 찾은 나의 초심이다"고 말했다.

싸이는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워 한국과 해외 시장을 동시에 노린다. ⓒ YG엔터테인먼트 싸이는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워 한국과 해외 시장을 동시에 노린다. ⓒ YG엔터테인먼트

총 9곡이 수록되는 이번 앨범에는 자이언티, 씨엘, 김준수, 전인권, 개코 등 국내 특급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윌 아이엠, 애드시런 등 글로벌 스타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싸이만의 감성이 돋보이는 곡부터 싸이 특유의 흥이 담긴 곡까지 다양하면서도 풍성한 곡들로 앨범을 채웠다.

특히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웠다는 점이 이채롭다. 앞서 싸이는 '싸이 리틀 텔레비전(싸이텔)'을 통해 "더블 타이틀곡은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해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첫 공개된 '나팔바지'와 '대디(DADDY)'는 '강남스타일' '젠틀맨'에 비해 더 빠르고 강한 비트가 압권이었다. 뮤직비디오 또한 특유의 엽기 코드를 잘 살려 눈길을 한 순간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중 내수용으로 꼽히는 '나팔바지'는 싸이 유건형 작곡, 싸이 작사의 곡으로 펑크 장르다. 70~80년대의 리듬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돋보이는 복고풍의 트랙으로 유머러스한 가사로 재미를 더했다. 싸이는 '싸리텔'을 통해 이 곡을 '가장 싸이다운 곡'이라고 소개했다.

싸이는 "DJ DOC의 '나이런 사람이야'와 비슷하다"면서 "레트로 펑키 댄스의 곡으로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다. 박진영씨가 많이 했던 장르다. 요새 여성분들이 나팔바지를 굉장히 많이 입더라. '잘됐다'라고 생각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DADDY'는 유건형, Teddy, Future bounce가 함께 만들어낸 작품으로 강렬하고 독특한 신스사운드가 주축이 된 빠른 템포의 중독성 있는 댄스곡이다. 유쾌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곡이며 싸이 특유의 재치 있는 가사와 랩이 인상적인 노래다. 2NE1의 씨엘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싸이는 이 곡에 대해 "주머니 속이 푸른 꿈으로 부풀어 있던 시절, 마돈나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작년 어느 날 해외를 조준해 만든 곡이다"면서 "영어가 후렴구로 이루어져 있고 해외를 생각한 코드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였다. 당초 지난해 여름을 목표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지만, 이후 편곡과 안무가 수차례 바뀌며 19개월이나 발표가 늦어졌다. 싸이는 "이렇게 애먹였던 곡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빌보드차트 2위를 차지한 '강남스타일'에 이어 다시 한 번 빌보드차트 정상 도전도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싸이는 "택도 없는 소리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낮췄다.

싸이는 "예전에 인터뷰 한 걸 봤더니 멋있는 말을 많이 했더라. '해외는 덤이었기에 순위에 개이지 않겠다'고 했더라"며 "하지만 어느 순간 굉장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매일 유튜브 스코어 체크를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싸이는 "두 번 다시 '강남스타일' 같은 일이 벌어질 거라고 보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만큼 이번 앨범은 해외보다는 국내 위주로 활동에 돌입한다. 하지만 '강남스타일' 때와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해외에서 반응이 오면 나가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각오는 돼 있다.

싸이는 "난 B급이나 마이너 감성을 지향한 적이 없다. '새' 때부터 A급을 추구했다. 다만 비주얼 특성 등을 이유로 마이너로 불린 것"이라면서 "하지만 어떤 것이든 그게 지금의 나라면 억지로 핸들을 꺾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중들의 요구가 있다면 어떤 것이든 받아들이겠다는 것. 그래서 더 기대되는 싸이다.

한편, 싸이는 2일 홍콩에서 열리는 '2015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 참여, 화려한 퍼포먼스로 신곡 무대를 최초로 선보인다. 또 같은 달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올나잇 스탠드 2015-공연의 갓싸이'를 개최하고 연말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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