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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급’ 정우람, 한화 야신과 꿈꾸는 꼭대기


입력 2015.11.30 18:19 수정 2015.12.01 11:2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불펜 투수로 장원준-김태균과 같은 연봉 '한화 또 큰 투자'

SK 왕조 함께했던 김성근 감독 존재 큰 영향 "우승하고 싶다"

정우람 ‘장원준급’ 한화 김성근 감독과 꿈꾸는 꼭대기

정우람은 2007년 김성근 감독이 SK에 부임한 가운데 날카로운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현혹하며 더 도약했다. ⓒ 연합뉴스 정우람은 2007년 김성근 감독이 SK에 부임한 가운데 날카로운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현혹하며 더 도약했다. ⓒ 연합뉴스

손승락(34)의 롯데행이 결정되면서 더 가치가 치솟았던 정우람(30)은 ‘야신’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는 한화 이글스를 선택했다.

한화 이글스는 30일 "FA 투수 정우람과 4년간 총액 84억원(계약금 36억원, 연봉 12억원), 투수 심수창(34)과 4년간 총액 13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2.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우선협상 마지막날 내부 FA 김태균(4년 84억원)-조인성(2년 10억원)과 재계약에 성공한 한화는 원 소속팀 SK와의 우선협상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정우람을 기어코 차지했다.

경남상고를 졸업한 정우람은 2004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10시즌 600경기 37승 128홀드 62세이브 21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 국내 최정상급 좌완 불펜 투수로 꼽힌다. 만 30세에 불과해 3~4년 이상은 전성기 기량을 유지할 수 있고, 올 시즌 FA시장에서 투수 중 최대어로 꼽히던 좌완 불펜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불펜 투수로는 지난해 안지만이 삼성과 맺은 4년 65억원을 크게 앞지르는 정우람의 계약조건인 4년 84억원은 윤석민(KIA·4년 90억원)에 이은 역대 FA 투수 두 번째 초대형 계약으로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장원준과 같은 금액.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에게 안겨준 금액과도 같다. 아무리 불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있는 현대야구지만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와 4번 타자와 동급이 됐다는 것은 그만큼 정우람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을 드러낸다.

SK가 제시한 금액과 큰 차이가 아니라는 점을 봤을 때, 이번 계약에는 과거 ‘SK 왕조’를 열었던 김성근 감독의 존재가 컸다는 분석이다. FA 계약을 체결한 정우람도 “계약 조건도 중요했지만, 김성근 감독님과 다시 한 번 야구를 해보고 싶은 기대가 컸다. 감독님과 함께 내년 시즌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지난 2011년 8월 SK를 떠난 김성근 감독과는 4년 3개월 만의 재회다.

정우람은 2007년 김성근 감독이 SK에 부임한 가운데 날카로운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현혹하며 더 도약했다. 윤길현과 함께 ‘여왕벌’ 정대현 앞에 나와 많은 홀드를 챙기며 SK 왕조를 여는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거칠 것 없던 SK표 벌떼 야구는 모든 팀들의 공공의 적으로 떠오르며 승승장구 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3번이나 꼭대기에 서는 기염을 토했다.

정우람은 김성근 감독이 떠난 후인 2012년에도 마무리 투수로 뛰며 SK 역사상 한 시즌 최다인 30세이브를 올렸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5년 SK에서 7승 5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11월에 열린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발탁돼 생애 첫 태극마크도 달았다.

좌투수면서도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체인지업으로 우타자에게도 매우 강한 정우람은 직구 스피드는 140km 초반대지만 종속과 볼끝의 움직임이 좋아 타석에서의 체감 속도는 더욱 빠르게 느껴진다. 류현진의 서클 체인지업을 떠올리게 할 정도의 위력적인 구질로 타자들을 농락했다.

이런 정우람을 품에 안은 한화는 이번 FA시장에 벌써 거액을 쏟아 부었다. '준척급'이 많았던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질에 더 무게를 둔 움직임이다. 이 수준이라면 정우람 말대로 김성근 감독 아래서 가을 야구를 넘어 꼭대기를 바라봐야 할 통 큰 투자다.

2013년 정근우(70억원)-이용규(67억원), 2014년 권혁(32억원)-송은범(34억원)-배영수(21억5000만원)에 이어 올해 정우람과 심수창까지 차지한 한화는 최근 3년 동안 김태균 등 내부 FA를 제외하고도 7명의 굵직한 외부 FA를 데려왔다.

지난해 ‘야신’ 김성근 감독을 ‘모셔왔지만’ 한화는 마운드 열세(팀 평균자책점 9위)로 고전했다. 불펜에서 권혁과 박정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고, 그로 인해 과부하가 걸려 후반기 추락을 막지 못하며 SK에 2경기 차 뒤진 6위로 가을야구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제 더 이상의 시행착오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된다. 일단 또 한 번의 큰 수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김성근 감독과 SK 왕조를 열었던 불펜 핵심 중의 핵심인 정우람이다. 셋업맨과 마무리를 두루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도 상당히 높다. 목마른 가을야구에도 만족할 수 없는 한화 이글스가 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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