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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박'으로 들끓는 새정치, 천정배와 손잡는다고?


입력 2015.11.28 08:41 수정 2015.11.28 08:44        이슬기 기자

천 "현 지도부 2선으로 물러나야...새누리에 '어부지리' 줄 수 없어"

새정치연합이 지도체제 개편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새정치 현 지도부의 2선 후퇴를 전제로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연합이 지도체제 개편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새정치 현 지도부의 2선 후퇴를 전제로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른바 ‘문·안·박’ 임시지도부 구성 문제를 두고 내홍의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신당 작업에 시동을 건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의 선거 연대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천 의원이 최근 새정치연합 현 지도부의 2선 후퇴를 전제로 후보 단일화 등 야권 연대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치면서다.

주승용 최고위원을 비롯한 새정치연합 광주·전남·전북 지역 의원 18명은 27일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 연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 절차에 있어서 지도부와의 협의가 없었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체제로서는 미흡하여 보완돼야 한다”며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호남·비주류 고문격인 박지원 의원은 문 대표가 2선 후퇴를 하지 않을 경우 탈당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금 당내에서 통합전당대회나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문재인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데, 대표도 이런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왜 자꾸 이뤄지지 않을 것을 제안하나”라며 “문 대표의 ‘문안박 연대’ 추진은 사퇴 압력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일각에선 그간 연대를 반대해오던 호남계 의원들의 톤이 다소 낮아졌고, 당내 초재선 의원 등도 공개적으로 안 전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을 들어 연대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주 최고위원은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문안박 연대의 취지는 이해한다”고 밝혔고, 같은 날 초재선 의원 48명과 원외위원장들이 “안철수 의원이 대승적으로 결단해야한다”며 ‘문·안·박 연대’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문제는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안 전 대표의 ‘중대 결정’이다. 일단 안 전 대표는 오는 29일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해 입을 열겠다고 예고했지만, 정작 본인의 속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도 “지금까지 여러 의견들이 나온 것에 대해 안 의원이 숙고 중이라서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확답을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안 전 대표는 비주류 의원들과 만나 "‘문안박 체제’는 당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라며 당헌·당규대로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 전 대표가 이번 제안도 거부할 경우 당내 혼란이 겉잡을 수 없이 심화되고, 본인 역시 이에 대한 책임을 상당 부분 떠안게 된다. 따라서 문 대표와 지도권에 대한 ‘딜’을 통해 연대 제의를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런 만큼, 천 의원 측도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는 않는 모습이다. 최근까지도 새정치연합을 “째째한 기득권 집단”으로 규정하며 선거 연대는 없다고 일축해왔지만, 문 대표의 2선 후퇴에 대한 당내 요구가 계속되는 데다 내부 상황도 종잡을 수 없는 것을 고려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줄 수 없다”는 명분으로 문을 열어두고 있다.

천 의원은 지난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식에 참석해 총선 연대 가능성에 대해 "경우에 따라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조건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 다른 조치들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 현재의 입장”이라며 “이것은 야권을 빈사 상태에 내몬 지도자들이 책임지는 모습, 2선으로 물러나는 모습이 먼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안·박 연대’에 대해선 “기득권 야합을 제안한 것”이라며 문 대표의 퇴진을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천정배 신당’의 지역적 한계와 야권 분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고려할 때, 선거 연대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주를 지역구로 둔 김윤덕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는 야권분열 때문에 신당의 수도권 참패가 불 보듯 뻔해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며 "신당이 대권주자나 전국적 세력 등 그 어느 것 하나도 갖추지 못했다는 게 전북 도민과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호남계 핵심 인사도 “광주에서 무조건 천정배를 지지해주는 게 아니다. ‘천정배 지가 뭔데 광주와서 저리 난리냐’라고 하는 호남민들도 상당수”라며 “선거를 치러봤자 결국 호남 지역에 국한될 수밖에 없고, 만약 전국구로 나선다고 하면 괜히 야권 분열만 야기해서 엄청나게 욕을 먹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문 대표가 일단 새 지도체제를 구성한 뒤에, 일단 뒤로 빠지는 모양새를 취하고 선거를 적극 밀어준다든가 이런식으로 합의를 보지 않겠나”라며 “그리고 나서 총선 승리를 명분으로 어떤식으로든 손을 잡을 걸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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