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정치적 아들' 김무성과 YS, 유전자 검사 결과는


입력 2015.11.30 08:14 수정 2015.11.30 08:26        문대현 기자

거칠고 직선적인 화법에 언론 적극 스킨십 '비슷'

YS '단순 명쾌 정면 돌파' 김대표 '승부수 부재'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아들인 김현철 씨(왼쪽)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아들인 김현철 씨(왼쪽)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그의 어록과 정치 스타일 등 여러 부문이 재부각되자 자연스레 '정치적 아들'을 자처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비교가 이뤄지고 있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상도동계의 대표적 인물이다.그는 평소에도 종종 기자들에게 "나는 김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며 정치적 후예임을 강조하곤 했다. 김 전 대통령도 김 대표를 아낀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22일 오전 8시 37분, 현역 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빈소로 가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를 이룬 전도사이자 문민 정부를 연 대통령"이라며 "재임 중 누구도 흉내내지 못한 개혁과 업적을 남긴 영웅이다. 저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다. 상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계속해서 빈소를 지켰다.

간간이 움직일 때마다 피곤한 기색을 비치기는 했으나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김 대표가 김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았을 정도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모습과 일정 부분 닮았다.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말투나 거칠고 직설적인 화법이 흡사하다. 김 전 대통령은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릴 수 밖에 없다"(1993년 하나회 척결 추진 중), "나도 23일간 단식해 봤지만, 굶으면 죽는 것은 확실하다"(2003년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단식 중), "사자도 아니다. 칠푼이다. 별 것 아닐 것"(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등 거친 어록을 남겼다.

김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도 격의 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론을 응대할 줄 아는 정치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 퇴임 이후 오랜만에 만난 기자에게 "니 살빠졌네"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만큼 친근함이 그의 강점이었다.

이런 부분은 김 대표도 비슷하다. 김 대표는 자신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격의 없이 말을 건넨다. 때로는 '반말 논란' 등 무례함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김 대표의 성격을 아는 기자들은 익숙한 일로 넘기는 정도다. 현장에서 김 대표와 부딪히는 기자는 그리 많지 않다.

기자들과 소통을 잘 하지 않는 편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도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문 대표는 자신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얼굴도 잘 몰라본다고 한다. 반면 김 대표는 그렇지 않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대표님이 기억력이 좋아 한 번 본 사람은 절대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거 유세 현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그 자리에서 꽃을 사주기도 하고 최근 비공식적으로 기자들과 가진 '맥주 회동'에서는 생일을 맞은 기자를 공개적으로 축하하며 함께 어울렸다. 김 대표가 김 전 대통령을 보필하면서 화법 등 그의 성향을 배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신이 생각한 부분에 대해서는 거침 없이 밀고 나가는 부분도 비슷하다. 김 대표는 당내 여러 반대에도 지속해서 오픈 프라이머리를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후대에 '올바른 정당 민주주의'를 만든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고 한다. 앞으로도 이 소신을 바꾸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모습은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추진 등 거침 없이 개혁을 단행한 김 전 대통령과 흡사하다.

또한 김 대표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180석을 자신한다"고 밝혔던 부분도 시원시원하고 거침 없었던 김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측근 때문에 애를 먹은 경험도 닮았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 도중 차남 현철씨가 한보그룹 특혜융자의 배후인멸이며, 국정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위기를 맞았다. 이 일로 김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정부는 사실상 식물정권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김 대표는 지난 10월 둘째 사위 마약 투약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며 위기를 맞았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을 자청, 사위의 마약 투약 사실을 결혼 전 알게돼 파혼을 권유했으나 딸이 고집해 허락했다고 밝혔지만 쉽사리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최근에는 처남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김 대표를 고심케 했다.

'대도무문' 김영삼에 비해 세심하고 꼼꼼한 김무성

비슷한 점이 많은 두 사람이지만 차이점도 있다. 거침없고 직선적인 김 전 대통령에 비해 김 대표는 조금 더 치밀하고 세심한 면이 있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23일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김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동물적인 감각이 탁월하셨다"며 "김 전 대통령은 늘 모든 것을 판단할 때 굉장히 단순하게 하시고, 참 편리하게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대도무문(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이란 단어는 그의 성격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2011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한 미국대사관 외교전문에도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다혈질'이라고 표현 돼 있을 정도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적 동지이자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아주 쉬운 문제를 대단히 어렵게 생각한다"하기도 했다. 그만큼 거침 없었다.

이에 반해 김 대표는 세심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겉으로 보이는 풍채나 모습은 시원시원하고 대범한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치밀하고 꼼꼼한 면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지근거리에 있는 한 인사는 "대표님이 겉으로는 투박하고 거친 모습을 보이지만 보기보다 굉장히 꼼꼼하다"며 "문서 하나를 보더라도 정말 빈틈 없이 구체적인 것들을 다 확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모습은 오히려 굉장히 논리적이고 신중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

결정적으로 YS와 김 대표의 다른 점은 '무소의 뿔'이다. 김 전 대통령은 주변의 조언과 충언을 듣다가도 결정적인 시기가 오면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상도동계 전직 의원의 표현대로 "YS의 정치 결단 타이밍은 예술"이었다. 그만큼 들고 남이 뚜렷하고 스스로 전장에서 정면돌파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반면 김 대표의 최근 행적,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결정적 순간에 머뭇거리다 뒤로 후퇴하는 모습이 거듭되면서 그가 '정치적 아버지'로 모신 김 전 대통령의 선 굵은 정치 행보와는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상도동계 인사들이 재조명 된 가운데 김 대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 대표는 26일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직후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의회에서 중단 없는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잘 하는 게 저희들의 할 일"이라며 "항상 협상과 타협을 통해서 좋은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새누리당은 공천 등의 문제로 계파 갈등을 겪고 있고 야당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가 단순히 성격과 말투를 떠나 정치적인 면에서도 김 전 대통령과 모습을 따라가며 화합과 통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문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