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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파행의 최대 수혜자 '청룡상'


입력 2015.11.27 00:01 수정 2015.11.27 00:06        김명신 기자

불참-대리수상 등 파행 후 일주일 만에 청룡상

스타들 대거 참석, 골고루 상잔치 '정반대'

“스태프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영화는 끝이 없는, 희망이 보인다고 말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스태프들을 위해 여기 있는 배우분들이 힘찬 박수로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시상자 손현주).”

“남우조연상에 천만 요정 오달수(조진웅 이시영).”


배우들의 웃음소리도 있고, 감동 어린 소감과 박수도 있었다. 그렇게 연말 영화인들의 최대 축제 중 하나인 청룡영화상이 화려하게 치러졌다. 불과 일주일 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영화계의 분위기였다.

제36회 청룡영화상이 26일 서울 경희의 전당에서 화려하게 치러졌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유아인과 이정현 남녀주연상을, 오달수와 전혜진이 남녀조연상을 수상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제36회 청룡영화상이 26일 서울 경희의 전당에서 화려하게 치러졌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유아인과 이정현 남녀주연상을, 오달수와 전혜진이 남녀조연상을 수상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불참 파행과 대리수상이 남발했던 52회 대종상영화제와는 달리, 신인상 후보들부터 시작해 조연상, 주연상 후보 그리고 각 영화를 대표하는 스태프, 감독들 하나같이 축제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무엇보다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꽉 채운 스타들과 그들의 수상에 함께 웃고 환호하는 영화팬들이 어우러져 진정한 영화계 축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물론 대종상에 이어 이번 청룡영화상 불참까지 이어질 경우, 자신들에게 돌아갈 화살을 유념해 참석한 스타들도 있었겠지만 이날 만큼은 모두가 어우러지고 모두가 참석한 축제의 장이 된 것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특히 수상자에 있어서도 신인상에 ‘거인’ 최우식을 필두로, ‘간신’ 이유영, 신인 감독상에 ‘거인’ 김태용 감독, 남우조연상 ‘국제시장’ 오달수, 여우조연상 ‘사도’ 전혜진, 남우주연상 ‘사도’ 유아인, 여우주연상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 등 골고루 나눠주기 식이라는 인상도 남겼지만 어찌됐건 ‘마땅히 받을 만한’ 스타들이 주인공이 됐다는 평가는 분명 의미가 깊다. 더욱이 작품성과 연기력 위주의 수상자 선정이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앞선 대종상영화제가 역대 최악의 시상식으로 기록된 만큼, 반대적으로 청룡영화상에 대한 기대도, 이미지도 높아진 게 사실이다. 더불어 반대급부적으로 이번 청룡영화상에 대한 관심 역시 컸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만큼 부담도 컸겠지만 반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 속 시상식을 치렀고 그에 부응한 큰 수혜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과거 시상식 분위기와는 달리, 이번 청룡영화상 수상자들이 호명될 때마다 온라인상 네티즌들의 반응은 "받을 만한 배우들이 받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더불어 골고루 잔치가 된 시상식에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사도' 5관왕…막판에 웃은 ‘암살’ ‘베테랑’

물론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사도’였다. 이준익 감독의 '사도'는 남우주연상 유아인을 비롯해 촬영상, 조명상, 여우조연상(전혜진) 등 5관왕을 차지했다.

유아인은 "제가 이런 무대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청심환 먹고 왔다. 제 것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든다. '사도'라는 작품으로 이렇게 상을 받았고, '베테랑'으로 올 한 해 많은 관객들이 사랑해준 덕분에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다"고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항상 부끄러워하는 일로 성장하고 다그치고 또 성장하는 인간 배우가 되겠다"고 벅찬 소감을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막판에 웃음을 지었고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 역시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등 3관왕에 올라 기쁨을 함께 했다. 대종상영화제 무관에 그친 ‘베테랑’의 경우, 감독상(류승완)을 수상하며 함박웃음으로 마음을 달랬다. 차기작 ‘군함도’ 촬영 준비로 일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류승완 감독의 아내이자 외유내강 제작사 대표인 강혜정 씨가 대리수상에 나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날 수상자 중 유독 눈에 띈 주인공은 오달수와 이정현, 그리고 이유영이었다. 오달수는 "다리가 떨려 부축이 필요할 정도다. 이런 큰 상은 처음"이라며 천만 요정다운 재치 있는 소감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사실 한국영화계 감초 중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는 오달수지만 그 어느 해보다 맹활약을 펼친 주인공이었기에 그의 능청스런 소감은 웃음 어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현은 “'꽃잎' 이후 19년 만이다. 정말 감사하다. 작은 영화라 예상하지도 못했다"며 연신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감동케 했다. 또한 영화 ‘간신’으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이유영은 "7년 전 미용실 스태프 일을 했다. 생업을 버리고 하고 싶은 연기를 시작했다. 이렇게 좋은 시작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색적 소감을 전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어찌됐건 논란의 연속이던 연말 국내 영화계 시상식이 청룡영화상의 잔치로 마무리 되게 됐다. 4관왕이던 무관이던 이날 만큼은 영화인들이 함께 축하했으며 마지막까지 자리를 빛냈다. 22년차 MC 김혜수는 “골고루 상을 주는, 청룡영화상이 이래서 너무 좋다”며 영화 ‘암살’로 최고작품상을 수상한 최동훈 감독에게 진한 포옹을 선물했다.

역대 기록될 52회 대종상영화제 파행과는 반대로, 이번 36회 청룡영화상의 영화인들 표정 만큼은 모두가 수상자였고,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었다.

제36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암살'(케이퍼 필름) / 감독상: 류승완('베테랑') / 남우주연상: 유아인('사도') / 여우주연상: 이정현('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남우조연상: 오달수('국제시장') / 여우조연상: 전혜진('사도') / 신인남우상: 최우식('거인') / 신인여우상: 이유영('간신') / 신인감독상: 김태용('거인') / 최다관객상: '국제시장' / 촬영조명상: 김태경, 홍승철('사도') / 음악상: 방준석('사도') / 의상상: 조상경, 손나리('암살') / 미술상: 류성희('국제시장') / 기술상: 조상경, 손나리('암살') / 각본상: 김성제, 손아람('소수의견') / 편집상: 양진모('뷰티 인사이드') / 인기스타상: 이민호, 박보영, 박서준, 설현 / 단편영화상: 유재현('출사')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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