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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메이저리그’ FA 김현수가 당당한 이유


입력 2015.11.26 10:44 수정 2015.11.27 15:4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출전 기회 보장받지 못하면 메이저리그 꿈 접을 수도

전 구단 교섭 가능한 시기에 FA 시장 뛰어들 듯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출전 기회 보장'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 연합뉴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출전 기회 보장'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 연합뉴스

조건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현수의 거취가 이번 FA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현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이미 시즌 전부터 이번 FA 최대어로 분류된 김현수는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야구 대표팀의 프리미어12 석권, 그리고 대회 MVP라는 보너스까지 더해지며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태다.

일단 원 소속팀 두산은 김현수 붙잡기에 총력을 쏟아 붓고 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직원들과 프리미어12 대회가 열린 대만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해 김현수와 면담을 가졌다.

하지만 김현수의 눈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다. 다만 김현수는 앞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박병호, 손아섭, 황재균과 전혀 다른 위치에 놓여있다. 바로 포스팅 절차가 필요 없는 완전 FA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현수에 관심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돈을 덜 쓰고 계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도전이 아닌 조건을 내걸었다. 그는 미국과의 결승전 직후 "적절한 조건을 제시한다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현수가 밝힌 ‘조건’은 다름 아닌 출전 기회의 보장이다. 그는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다면 많은 출전 기회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본다"고 못 박았다.

KIA로 유턴한 윤석민이 좋은 예다. 윤석민은 2013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고, 그토록 원하던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그를 품은 구단은 볼티모어였다. 하지만 1년 내내 마이너리그에 머문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승격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1년 만에 짐을 쌌다.

김현수 역시 윤석민과 같은 환경이라면 굳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그리고 김현수의 조건부 빅리그행에 요동치는 곳은 다름 아닌 KBO리그 FA 시장이다.

이번에 FA 자격을 얻은 22명 선수 가운데 외야수는 김현수를 비롯해 유한준, 이택근(이상 넥센), 박재상, 박정권(이상 SK), 김상현(kt) 등 6명이다. 대어급부터 준척급까지 알짜배기 선수들로 포진되어 있다.

물론 김현수는 포지션과 무관하게 10개 구단 모두가 탐낼만한 선수이며, 윤석민의 4년 9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대우를 받을 선수다.

일단 김현수는 두산과의 원소속팀 우선협상 기한(28일)은 물론 기타 구단과의 계약 교섭기간(다음달 5일)을 그대로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음 달 초 메이저리그 단장들의 모임인 윈터미팅이 끝난 뒤에야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메이저리그행이 무산되더라도 아쉬울 것이 없다. KBO리그 FA 선수들은 다음달 6일부터 2016년 1월 15일까지 모든 구단과 교섭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이 시나리오라면 두산을 비롯한 많은 수의 구단들이 김현수에 달려들 테고, 몸값은 상상을 뛰어넘는 천문학적 액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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