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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철 신임 감독 앞에 놓인 녹록지 않은 도전


입력 2015.11.25 09:46 수정 2015.11.25 09:4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신임감독들이 데뷔 시즌에 늘상 겪는 혹독한 시행착오

모기업 포스코의 예산 감축, ACL 플레이오프 등 변수 많아

포항의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된 최진철 감독. ⓒ 연합뉴스 포항의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된 최진철 감독. ⓒ 연합뉴스

최진철 감독이 황선홍 감독의 뒤를 이어 내년 시즌 포항을 지휘하게 됐다.

최 감독은 지난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현역 시절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주전 수비수이자 K리그에서도 명수비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 출신 지도자다.

하지만 최 감독이 포항 사령탑을 맡는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일각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교차했다. 그는 강원 코치와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역임했지만 프로 1군의 감독직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 포항 사령탑이 처음이다.

물론 프로사령탑은 지도자의 길에 입문하는 모든 축구인들이 원하는 길이고,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이다. 하지만 그 길이 녹록지 않은 것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재능 있는 감독들도 데뷔 시즌에는 혹독한 시행착오를 겪는 모습은 이제 드물지 않다.

무엇보다 최 감독이 이끌어야할 팀이 K리그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포항이라는 점은 그만큼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눈높이와 기대치를 충족시켜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항은 전임 황선홍 감독이 남겨놓은 아우라가 워낙 크다.

황 감독은 지난 5년간 팀을 이끌며 K리그 우승과 FA컵 2연패 등 눈부신 성과를 남겼다. 구단의 재정 감소로 충분한 투자와 지원을 받지 못하고 국내파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면서도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황 감독 이전의 포항은 과거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두며 구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갑작스럽게 중동으로 떠난 이후 잠시 후유증을 겪기도 했다. 파리아스 감독의 뒤를 이었던 브라질 출신 발데마르 레모스 감독은 불과 5개월 만에 성적부진으로 경질의 수모를 피하지 못했다.

K리그의 또 다른 명가 울산이 김호곤 감독을 떠나보낸 이후 조민국-윤정환 등 후임감독들이 잇달아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거대한 전임자의 그늘과 끊임없이 비교당하는 것은 후임자의 숙명이다.

더구나 포항이 다음 시즌 ACL에 출전하게 되면서 2016년 일정이 더욱 빠듯해졌다. 베테랑 감독들도 ACL와 K리그를 병행하는 일정에 어려움을 겪기 일쑤다.

만일 포항이 ACL 본선직행도 아니고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게 될 경우 최진철 감독은 내년 2월에 포항 사령탑으로서 공식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 선수들도 충분히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데 다른 팀보다 한 달 앞서 시즌을 시작해야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설상가상 포항의 모기업 포스코는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축구단에 배정될 구단 예산도 해마다 감축하고 있다. 이는 황선홍 감독도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이다. 다음 시즌 FA가 될 주축 선수들을 구단이 얼마나 잡아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겉보기에는 화려해 보이는 프로 감독으로서의 데뷔무대가 최진철 감독에게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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