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이것이 현대가의 가풍'...정의선 몸에 밴 '밥상머리 교육'


입력 2015.11.24 22:00 수정 2015.11.25 10:35        박영국 기자

부친 정몽구 회장 뒤편에서 '그림자 보좌'하며 정·관·재계 초청인사들 겸손히 맞아 '눈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귀빈들과 인사하고 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귀빈들과 인사하고 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24일 열린 고 정주영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장은 생전 그의 ‘밥상머리 교육’의 참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장손인 정의선 부회장은 시종일관 부친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뒤편에서 그림자 보좌를 함과 동시에 호스트로서 행사장에 참석한 정·관·재계 인사들을 겸손한 자세로 맞이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후 3시 50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정몽구 회장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장자이자 이날 행사의 메인 호스트로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는 위치였다. 정 회장은 현대가 구성원들이 행사에 참석한 손님을 맞이할 때도 가운데 자리했고, 행사장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고위 인사들과 나란히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정의선 부회장 역시 정 전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향후 현대차그룹을 이끌어갈 인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의 대상이었지만, 그는 되도록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노력했고, 그의 시선은 줄곧 한 곳만을 향해 있었다. 바로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었다.

이날 정몽구 회장 부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조문한 뒤 비슷한 시간에 빈소를 떠났지만 행사가 열리는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먼저 도착한 것은 정의선 부회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기실에서 조용히 기다리다 정 회장이 도착한 뒤에야 함께 행사장으로 향했다.

정 회장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등 형제들과 숙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 아산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위원장인 정홍원 전 국무총리와 함께 행사장 입구에서 손님을 맞을 때도 정의선 부회장은 조금 떨어진 구석 자리에서 부친과 인사를 마친 손님들과 다시 인사를 나눴다.

부친을 빛나게 하고 자신은 그늘로 숨으려는 정 부회장의 행동은 행사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됐다.

행사장을 나와 취재진에 둘러싸여 호텔 입구를 향하던 정 부회장은 갑자기 굳은 얼굴로 발걸음을 돌려 행사장에서 호텔 입구로 이어지는 동선 밖으로 비켜났다. 옆으로 살짝 물러선 것도 아니고 아예 그를 둘러싼 취재진까지 동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만큼 상당한 거리를 이동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니 정몽구 회장이 행사장을 나서고 있었다. 당초 먼저 나가 부친을 배웅하려다 정 회장이 생각보다 일찍 나오자 아예 그의 이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비켜선 것이다.

흔히 정주영 전 명예회장부터 이어져온 현대가의 가정교육을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부른다. 부모는 자녀에게 엄격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깍듯하다. 그 덕인지 다른 재벌가들이 3~4세들이 저지른 각종 물의로 골치를 썩는 와중에도 범 현대가에서는 그런 잡음이 없었다.

조부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에서 정의선 부회장은 조부에게 그가 바로세운 현대가의 가풍이 3대째까지 변함 없이 이어져 오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