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빈소 방문한 이희호 여사·노건호 첫마디가...
<현장>이희호 여사, 손명순 여사 손잡고 '눈빛 위로'
노건호 "YS는 민주화의 투사, 아버지께서 존경하시던 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지 이틀째인 23일 김 전 대통령 평생의 민주화 투쟁 동지이자 라이벌이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랐던 이른바 '동교동계' 인사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 씨 등이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김 전 대통령과는 때로는 정치적 맞수이기도, 동반자이기도, 멘토이기도 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기에 이들의 빈소 방문은 특별했다.
가장 먼저 조문한 사람은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었다. 권 상임고문은 이날 정오경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조문하고 차남 김현철씨를 위로했다. 그는 빈소에서 30여 분간 머문 뒤 돌아갔다.
권 상임고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감한 분이셨다"고 짧게 김 전 대통령을 회상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신민당 총재 직에 출마했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당선됐는데 축하하러 동교동에서 상도동으로 가던 길에 마포경찰서에서 경찰이 차를 끌고 가서 결국 만나지 못했었다"며 고인과의 인연을 떠올렸다.
이어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는 김 전 대통령께서 하늘나라에 계시기 때문에 가족들도 편안히 마음의 안정을 되찾기 바란다"고 가족들을 위로했다.
권 상임고문의 방문에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맞수'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와 함께 오후 2시15분께 빈소를 찾았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온 이 여사는 분향실에서는 주변의 도움으로 휠체어에서 내려 분향하고 손며운 여사와 내빈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에서 두 정치 거목의 반려자는 서로 몸이 불편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못했지만 손을 잡고 눈빛으로 대화했다.
자리에 함께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손 여사가) 아무래도 충격이 없지는 않으시다"며 말을 건넸고 이에 이 여사는 별 다른 대꾸 없이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 전 원내대표가 "이제 두 여사님이 오래 사셔야 합니다"라고 하자 이 여사는 손 여사의 손을 잡고 "위로드립니다"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고 손 여사는 이에 살짝 웃으면서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답했다.
이날 10여 분의 짧은 조문 내내 이 여사를 수행한 박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투명화에 가장 큰 족적을 남기신 어른"이라고 간단하게 회상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도 이날 오후 늦게 빈소를 찾았다. 노씨는 이날 저녁 8시18분께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의 투사로서 아버님께서도 항상 존경해오신 분"이라며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짧게 발언하고 조문했다.
분향실에서 분향 후 내빈실로 이동한 건호씨는 미리 와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완구 전 총리 등과 만나 악수하고 간단한 대화만 한 후 빈소를 떠났다. 자리에 합석했던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기자들에게 "(권양숙) 여사님의 안부를 묻는 수준의 대화였다"고 전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따로 빈소를 방문하지는 않고 26일 국회에서 엄수될 영결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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