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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에겐 4명의 그림자가 있었다


입력 2015.11.26 09:41 수정 2015.11.26 09:41        최용민 기자

최형우 김동영 서석재 김덕룡 '4인방'

분신이자 복심이자 동지이자 가신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오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오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김 전 대통령이 정치계로 입문시킨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영향력이 여전히 현대사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현 정치권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인물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 이회창 전 총재, 이명박 전 대통령 등 현대사에 큰 획을 그었던 인물들까지 쟁쟁하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정치계로 입문시킨 '김영삼 키즈'보다 사실 김 전 대통령에게 더 중요한 사람은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를 함께했던 '김영삼 가신'일 것이다. 평생을 김 대통령의 그림자로 또 정치적 동지로 김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인물들인 것이다. 정치권에서 이들 '김영삼 가신'으로 평가받는 인물은 최형우, 김동영 전 장관과 서석재, 김덕룡 전 의원 등 4명 정도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의 '핵심 4인방'으로 불리며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했던 인물이다. 이중 최 전 장관을 뺀 3명은 김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치를 시작했다. 그만큼 김 전 대통령을 잘 알고 김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인물들이다.

특히 최 전 장관과 김 전 장관은 '우(右)형우, 좌(左)동영'으로 불리며 '상도동계'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인물이다. 여기에 서 전 의원은 '상도동계' 살림을 책임졌던 인물이고 김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렸다.

김 전 대통령, '핵심 4인방'과 인연은...

먼저 최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가장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최 전 장관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연일 찾았다. 최 전 장관은 올 때마다 중풍으로 말을 하지 못하고 흐느껴 우는 등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김 전 장관과 서 전 의원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김 전 의원은 상주 역할을 하기에 바쁜 모습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의 ‘우형우’로 불렸던 최 전 장관은 1971년 야당 신민당 소속으로 제8대 총선에 출마해 첫 국회 배지를 달았다. 이때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그는 김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민자당 사무총장으로서 공직자 재산공개를 주도하는 등 변화와 개혁의 선봉에 섰다. 그러나 1994년 부천세무서 탈세 사건으로 경질됐지만 1996년 총선에서 6선 고지를 밟으며 재기에 성공,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15대 총선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이 민중당 출신인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신한국당으로 영입하는 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후 최 전 장관은 1997년 여당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당시 이회창 고문과 힘겨루기를 하다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불운의 정치인'으로 회자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좌동영'으로 불렸던 경남 출신의 정치인 고 김동영 전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거창농고를 졸업한 거창 출신으로 김 전 대통령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73년 신민당 공천으로 거창에서 당선된 김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이 걸었던 정치적 탄압의 길을 함께했고 3당 합당과 정권 창출 과정에서 선두에 섰다.

김 전 장관은 1991년 김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거창 지역구는 이강두 전 의원이 물려받게 된다. 국회 전문위원이었던 김 전 장관은 4선 의원을 지냈으며, 신민당·민주당 원내총무, 민추협 상임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최 전 장관과 김 전 장관은 같은 동국대 동문으로 평생을 김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인물이다.

여기에 2009년 12월 26일 향년 74세로 별세한 서석재 전 의원은 1968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서로 출발해 정치인생을 김 전 대통령과 함께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서 전 의원은 특히 김 전 대통령과 함께 통일민주당 창당과정 등에서 핵심역할을 해 상도동계 내에선 '조직의 귀재'로 통했다. 특히 최 전 장관과 김 전 장관과 함께 상도동계의 핵심 인사로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으로 불렸다.

164㎝의 단신인 탓에 '작은 거인'이란 별명으로 불린 그는 1992년 대선 당시 나라사랑실천본부란 사조직을 이끌며 김 전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후 그를 총무처 장관에 발탁했으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4000억원 비자금설을 주장해 8개월 여만에 물러났다. 김 전 대통령은 이를 두고두고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마지막 김덕룡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실세 4인방'의 한명으로 PK(부산·경남) 인사가 주축인 상도동계에서 호남의 대표성을 책임졌다. 그는 전북 익산 출신으로 김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핵심 측근으로 활동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김 전 대통령의 '분신'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왔다.

김 전 의원은 문민정부 당시 정무장관과 민주자유당 사무총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금은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살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대신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면서 새누리당을 떠나는 등 결이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장을 맡고 있던 김 전 의원은 "이제 또다시 민주 대 반민주 대결과 투쟁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문 후보를 지지했다. 현재 김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임교수와 함께 빈소를 지키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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