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정원 감독 격정 토로 “빅버드가 뭐하는 곳인가"

신문로 = 김평호 기자

입력 2015.11.05 14:42  수정 2015.11.06 15:27

슈퍼매치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구단과 재단 갈등 언급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FC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앞두고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광고집행권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수원 구단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갈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서정원 감독이 K리그 홈 경기 광고집행권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수원 구단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재단)의 갈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서 감독은 7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앞두고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수원 구단과 재단은 최근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상업권을 놓고 심하게 충돌했다. 수원 구단은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하고 경기장을 사용하는 만큼 상업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재단은 수원의 K리그 경기에서 자신들의 광고를 노출하는 등 권리를 침해하면서까지 독자적인 광고수익을 내고 있다.

특히 수원 입장에서는 재단에 임대료와 광고 사용료 등 연간 10억원 가량을 지급하는 만큼 홈팀 고유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재단 역시 경기장의 운영 주체는 자신들에게 있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두고 있는 수원 서정원 감독도 이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자칫 민감한 문제에 대한 발언이 조심스러울 법도 했지만 축구인으로서 강한 어조로 조속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정원 감독은 “안타까운 일이다. 빅버드라 불리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월드컵 경기장이다”며 “수원 시민과 경기도민들이 가장 많이 빅버드에서 흘러나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빅버드. ⓒ 연합뉴스

작심한 듯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월드컵경기장이 무엇을 하는 경기장인지 순서를 판단했으면 좋겠다. 월드컵 경기장은 축구하는 곳”이라며 “빅버드는 FIFA에서 주관하는 20세 월드컵까지 개최하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장이 됐지만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경기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며 홈팀의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부분도 지적했다.

그는 “예전에는 운동장에서 음악회를 해서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다. 시간이 흐른 뒤 새로 잔디를 입히고 난 뒤 홈 팀이기 때문에 연습 경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경기당일 물을 뿌려 달라는 요구도 잔디가 상한다는 이유로 역시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핑계일 수 있겠지만 올해 홈 경기에서 제일 많이 패한 것 같다”며 “홈에서 우리 운동장을 편하게 사용 못하고, 잔디에 적응도 못한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이런 일들이 긍정적으로 잘 풀렸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아울러 서 감독은 “염태영 시장과 남경필 도지사가 옳은 판단을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듣고 있던 최용수 감독도 한목소리로 거들었다.

최 감독은 “일단 프로스포츠에 대한 인식 부족이 안타깝다”며 “프로스포츠는 지역 주민들이 정말 다양한 가치를 누릴 수 있는 문화컨텐츠의 장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도민 구단과 기업구단이 자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하는데 이는 갑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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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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