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비주얼 배우? 연기로 승부하겠다"

부수정 기자

입력 2015.11.04 09:42  수정 2015.11.09 09:15

'검은 사제들'서 위험에 빠진 소녀 위해 나서는 최부제 역

"아웃사이더 기질 있어…도전 의식 넘치는 작품 끌려"

배우 강동원은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위험에 빠진 소녀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 최 부제 역을 맡았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우월한' 기럭지, 조각 같은 얼굴. 모델 출신 강동원(34)은 대표적인 꽃미남 배우다. 그가 어떤 영화에서 무슨 역할을 맡든 대중은 그의 연기보다 외모에 열광한다. 어쩔 수 없다. 외모가 너무 돋보이는 탓이다.

5일 개봉하는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을 두고 김윤석은 "강동원이 사제복을 입고 나오는 게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관객들도 마찬가지다. '강동원이 얼마나 멋있게 나올까?' 가장 궁금하다.

비주얼만 주목받는 게 서운하지 않을까. 지난 2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데뷔 초부터 수차례 들었던 얘기"라며 웃었다.

"더 잘할 수밖에 없죠. 외모나 연기든 관객이 기대하는 게 분명히 있어요. 관객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서서히 바뀌려고 해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선 체중을 75kg까지 늘리고, 지금은 다시 10kg을 감량했어요. 조금씩 외모에 변화를 주곤 합니다."

강동원은 남들이 말리는 배역,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한다고 했다. '초능력자'(2010)에선 눈빛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초인을 연기했고, '의형제'(2010)에선 북한 공작원으로 분했다. 군 복무 이후 복귀작 '군도: 민란의 시대'(2014)에선 악역이었다.

'검은 사제들'에서 맡은 최 부제도 필모그래피와 맥락을 같이 한다. 영화는 악령에 씐 소녀 영신(박소담)을 구하기 위해 나선 두 사제의 얘기를 담았다. 강동원은 문제아 신학생 최 부제 역을 맡아 '꼴통' 김 신부(김윤석)와 만난다.

한국 영화에선 처음 보는 소재다. 감독도 신인. 우려와 걱정은 없었을까.

배우 강동원은 영화 '검은 사제들'을 통해 김윤석과 6년 만에 재회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강동원은 "우선 예매율이 높아서 좋다"며 밝게 웃었다. "비슷한 영화를 싫어하는 관객도 있지만 낯선 걸 싫어하는 분도 있어요. 일단 새로운 소재라서 도전했습니다. 이런 영화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검은 사제들'은 김윤석과 강동원이 '전우치'(2009)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중의 관심은 예매율 1위로 이어졌다.

강동원은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할까 봐 걱정된다"며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볼까 궁금하다"고 미소 지었다.

'비주얼 배우인 강동원이 신부가 된다'는 것부터 관심 요인이다. 그는 "독특한 소재를 상업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독립 영화가 아닌 상업 영화라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제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 실제 강원도에서 5일간 신부와 같이 지내기도 했다. 극 중 신부들은 한국어뿐 아니라 라틴어, 중국어, 영어로 기도문을 외운다. 강동원은 틈나는 대로 녹음기를 틀어놓고 외국어 기도를 들었고 촬영장에서도 외국어 대사를 위웠다.

"분량이 정말 많았어요. 감독님이 막 던지는 스타일이라 저한테 다 외우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당신이 해보라고요. 하하."

신인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선 만족감을 드러냈다. 독창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차기작 '가려진 시간'에서도 신인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신인 감독은 도전적이죠. 어떤 걸 할지 모르니까 새롭고 궁금해요. 장재현 감독님은 참 똘똘한 분입니다. 제가 워낙 감독의 디렉션에 잘 맞추는 스타일이라 불만도 없었고요."

배우 강동원은 영화 '검은 사제들'은 독특한 소재로 만든 상업 영화라고 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윤석과의 두 번째 만남은 더할 나위 없었다. "선배님은 상대방의 연기에 관여하지 않아요. 사적으로도 친하게 지내서 편하고요. 둘 다 재밌는 시나리오에 끌려서 출연했습니다."

극 중 최 부제는 처음부터 김 신부를 믿지 않는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감시한다. 예민한 감정선을 유지해야 했다.

특히 후반부 구마예식 장면에선 감정이 폭발하듯 터진다.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모두 에너지와 감정을 분출한다. 가장 힘든 장면이었다. "극한의 감정 표현이었는데 처음 해보는 연기였다"고 배우는 말했다.

강동원은 영화의 주제를 '희생'이라고 했다. 모르는 척하면서 구해주고, 도와주는 사제들의 모습에 공감했다고. 속편에 대한 구상도 이미 마쳤다고 신이 난 듯 말했다. 단, 1편이 잘 돼야 한다.

"액션을 추가해서 멋진 상업 영화를 만들자고 했어요. 새로운 장르를 열 수 있으니까요. 2편은 할 얘기가 정말 많아요. 재밌을 것 같은데 저만의 생각이죠(웃음)."

강동원은 '위풍당당 그녀'(2003), '1%의 어떤 것'(2003), '매직'(2004) 등 드라마에도 출연한 바 있다. 대중적인 브라운관에서 그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드라마 출연 계획은 없을까.

"어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에요. 탄탄한 대본만 있다면 출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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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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