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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도 깬 한국, 조 3위 벨기에에 왜 졌나


입력 2015.10.29 11:51 수정 2015.10.30 08:2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수비 실수와 밀집수비 뚫을 세밀한 플레이 부족

PK 실축 등 잦은 패스미스.. 공격 흐름 번번이 차단

벨기에와의 ‘2015 FIFA U-17 월드컵’ 16강전서 이승우의 돌파가 상대 수비에 가로막히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벨기에와의 ‘2015 FIFA U-17 월드컵’ 16강전서 이승우의 돌파가 상대 수비에 가로막히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모든 게 유리했던 상황이었다.

조별리그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아프리카의 복병 기니를 연파하면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승우 등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해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있었다.

여기에 이날 경기가 열린 칠레 라 세레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은 조별리그에서 기니를 물리친 곳으로 한국에는 익숙한 곳이자 행운의 장소이기도 했다.

반면 16강 상대 벨기에는 조별리그 3경기 내내 치열한 승부를 펼친 끝에 1승1무1패를 기록, 조 3위 턱걸이로 가까스로 16강에 올랐다. 벨기에 성인 대표팀은 11월 FIFA랭킹에서 1위 등극을 예약할 정도로 강팀인 반면 17세 이하 대표팀이 전력은 겁먹을 정도의 상대는 아니었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오히려 16강전에서는 한국의 전력을 의식한 벨기에가 수비 지향적으로 나섰다. 이날 벨기에는 수비수를 총 5명을 투입하는 전략으로 한국에 맞섰다. 밀집수비를 통해 한국의 공격을 차단한 벨기에는 공격시에도 주장 바우트 파스를 중심으로 수비수 3명이 자리를 지키며 한국의 역습에 대비했다.

한국으로서는 조별리그와는 달리 이날 패스미스가 많았던 점이 아쉬웠다. 공을 소유하고도 잦은 패스미스가 공격 전개에 있어 발목을 잡았고, 오히려 수비벽을 촘촘히 싼 벨기에가 공 점유율을 높여가며 자신들의 플레이를 가져갔다.

그 결과 한국은 전반전에 슈팅 1개를 기록한 반면 벨기에는 5개의 슈팅을 기록했고, 선제골까지 성공시키며 앞서나갔다. 또 벨기에는 수비적으로 나왔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한국보다 앞서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이승우가 전반전 내내 분전했지만 공을 잡으면 벨기에 수비수들이 2~3명씩 달려들었고, 오히려 역습을 통해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조별리그 내내 신기에 가까운 용병술을 선보였던 최진철 감독의 선택도 이날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한 골 뒤진 채로 후반을 맞이한 최진철 감독은 시작과 동시에 기니전 결승골의 주인공 오세훈을 중앙수비수로 투입시켰다. 선제골을 넣은 벨기에가 수비적으로 나올 것을 예상하고 제공권에 강점이 있는 오세훈의 공격력에 기대를 건 승부수였다.

수비수로 나선 오세훈은 후반 1분 벨기에 공격수 반캄프의 돌파를 저지하며 최진철 감독의 전략은 맞아 들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오세훈의 수비수 투입은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오세훈은 후반 21분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 베레트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추가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오히려 오세훈은 공격에서 빛을 발휘했다.

최진철 감독이 후반 23분 차오연을 중앙수비로 투입한 뒤 다시 공격수로 돌아온 오세훈은 2분 뒤 로랑 르무안의 퇴장을 이끌어내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어진 이승우의 실축으로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후 한국은 오세훈의 머리를 겨냥한 공격으로 계속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중앙수비수로 투입된 차오연의 활약도 다소 아쉬웠다. 차오연은 투입된 뒤 벨기에의 공격을 몇 차례 효과적으로 차단했지만 공격 전개 과정에서 패스미스를 2~3차례 범하며 동료들과의 호흡도 원활하지 않았다.

한 명이 퇴장 당한 벨기에는 계속해서 밀집수비를 펼쳤지만 이를 뚫기 위한 세밀함이 다소 부족했고, 공격의 흐름을 끊는 잦은 패스미스는 결국 이날 뼈아픈 패배로 돌아오고 말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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