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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쌍안경 들고 남쪽 살피자 남한 병사들 눈멀어?


입력 2015.11.05 10:44 수정 2015.11.05 10:50        박진여 기자

<북한교과서 들여다보기⓷-김씨일가 우상화>

북 교과서 속 김 씨 일가, 황당무계한 술법으로 무장

현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역사교과서, 문헌, 보도매체 등의 역사 왜곡 실태를 조명하는 저서가 출간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북한 당국은 역사 왜곡의 수준을 넘어서 '역사조작', '김씨 가족의 우상화 및 신격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었다. 북한 김씨 일가에 우호적인 좌편향 역사교과서를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데일리안'은 서옥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의 저서 '북한 교과서 대해부-역사와 정치사상교육을 중심으로'를 입수해 북한의 역사왜곡 실태에 대해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


1920년대 중학생 신분으로 중국 동북지역에서 혁명활동을 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담은 '김일성 초상'. 캐나다 일간신문 '글로브 앤 메일(Globe and Mail)'이 함경북도 나선시 나진 미술관에서 촬영한 이 초상화는 2010년 12월 7일자 이 신문에 보도됐다. 사진은 서옥식 위원 제공
1920년대 중학생 신분으로 중국 동북지역에서 혁명활동을 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담은 '김일성 초상'. 캐나다 일간신문 '글로브 앤 메일(Globe and Mail)'이 함경북도 나선시 나진 미술관에서 촬영한 이 초상화는 2010년 12월 7일자 이 신문에 보도됐다. 사진은 서옥식 위원 제공

“김일성은 10살도 못된 나이에 일본 헌병을 혼내주고, 용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돌사태를 내려 왜놈군대를 물리쳤다. 김정일이 분계선서 쌍안경으로 이남진지를 살피자 남한군들 눈이 멀어졌다”

소설도, 무용담도 아니다. 북한이 교과서를 비롯한 주민 교육용 교재, 언론보도 등에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표현한 내용들이다. 이처럼 북한 역사교과서 및 매체에서는 허무맹랑한 왜곡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서옥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오는 11월 출간할 예정인 ‘북한 교과서 대해부-역사와 정치사상교육을 중심으로’라는 저서를 통해 북한 역사교과서의 왜곡·날조 실태를 낱낱이 분석했다.

서옥식 위원에 따르면 북한의 역사교과서 및 매체에 실린 내용들은 왜곡·날조를 넘어 신화에 가깝다고 꼬집고 있다. 그 가운데 김 씨 일가를 대상으로 한 무협지에나 나올법한 도술은 예사고, 황당무계한 술법들도 등장한다.

저서에 따르면 북한 교과서, 문헌, 보도매체들이 묘사하고 있는 김일성의 모습은 종교의 '신'과 흡사하다. 북한 교과서, 문헌, 보도매체들이 묘사하고 있는 김일성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김일성이 동구와 아프리카를 순방하고 돌아오자 “그가 지나실 때마다 사시장철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히말라야 산줄기와 알프스 영봉들도 머리를 숙이고 지중해와 대서양도 숨을 죽여 거울같은 길을 열어주었다” △김일성이 물을 낮은데서 높은 곳으로 흐르게 하며 왕가물(가뭄)때에는 곡식밭에 단비를 내리게 한다 △김일성이 손 한번 쳐들면 순식간에 공장이 일어서고 노적가리가 솟아난다. 또 그분을 한 번 만나보면 평범한 농부가 교사로 되고 장수도도 된다. 그런가하면 김일성은 앉은뱅이도 서게 하며 장님도 눈을 뜨게 하는 신통력을 지녔다.

이와 관련해 어린이들을 상대로 김일성 우성화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출간된 ‘백두산 전설집’과 ‘백두산 장수별’이라는 책자에도 △솔방울로 폭탄을 만들고 모래알로 쌀을 만든 장군 △물 위에 종이 한 장을 펴고 강을 건너는 장군 △천리 밖을 보는 장군 △99가지 축지법 △바람타고 다니는 장군 등의 내용이 수록돼 있다.

북한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기술하며 “조선의 사회과학자들이 수 백 번을 마다않고 백두산과 중국 동북지방을 돌아다니며 자료들을 수집했다”면서 “전설집에 실린 내용은 모두가 이러한 실제 조사과정을 통해 발굴·고증된 자료들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것들”이라고 소개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북한 당국은 김정일에 대해서도 같은 신격화를 이어나갔다.

북한 당국은 "(김정일) 출생일·장소는 옥황상제가 정했고, 태어난 날 하늘에서 16명의 신선이 내려와 절하고 큰 별이 떴다", "3살 이전 백두산서 쌍안경에 권총을 들고 공격명령을 내렸다", "광명성(김정일)의 빛을 받으면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고목에 꽃이 핀다", "남한 수재민들이 장군님께서 보낸 쌀로 밥을 짓자 한줌이 두가마로 불어났다" 등의 내용으로 김정일을 우상화 했다.

현재 대를 이어받은 김정은에 대해서도 우상화 작업이 한창이다.

저서에 소개된 북한의 고급중학교(고교 과정) 참고서인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 혁명활동 교수참고서’는 김정은에 대해 "3살 때 총을 쐈고, 9살 때는 3초 내에 10발의 총탄을 쏘아 목표를 다 명중시켰다", "3살 때부터 운전을 시작해 8살도 되기 전에 굽이와 경사지가 많은 비포장도로를 몰고 질주했다", "초고속 보트를 시속 200km로 몰아 외국 보트회사 시험운전사를 두 번이나 이겼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한 서 위원은 저서를 통해 “‘어버이 수령’, ‘김일성 그이는 한울님’, ‘위대한 대원수’ 등 김일성을 우상화하는 경칭과 찬양의 수사는 수십여 개가 넘는다”며 “(이로인해) 김일성이 사망한 지 20년 이상 지난 지금 북한에서는 그를 ‘영원한 수령’이라 부르고 있다”고 개탄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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