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차이나 쇼크 대응, 넥스트 차이나 공략해야"


입력 2015.10.14 09:39 수정 2015.10.14 09:41        박영국 기자

대한상의 설문, 중소기업 절반 이상 "중국경제 변화가 경영에 부정적"

중국발 이중파고.ⓒ대한상공회의소 중국발 이중파고.ⓒ대한상공회의소

국내 중소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심화’와 ‘중국의 성장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eo중국 수출여건 악화’라는 이중파고에 맞서기 위해서는 선제적 사업구조개편,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진출 강화, 혁신역량 제고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발표한 ‘중국경제 변화와 중소기업의 대응과제’ 보고서를 통해 “한중 수출구조가 유사해지고 중국의 기술력 강화, 해외진출 확대 등으로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부딪히며 우리 중소기업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에는 성장률 둔화, 가공무역 억제, 중간재 국산화 등 중국의 성장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대중국 수출여건도 악화되고 있어 우리 중소기업은 세계시장과 중국시장 양쪽에서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최근 중국경제는 과거와 다른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미국(Remaking America), 독일(Industry 4.0), 일본(산업재흥플랜) 등 세계적인 제조업 패권경쟁에 중국(중국제조 2025)이 뛰어들면서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우리 중소기업은 이러한 중국경제의 상황 변화를 잘 읽고 근원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먼저 저부가가치 중간재 생산기업이나 중국과의 경쟁에서 열위에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단순가공무역 억제와 소재․부품의 수입대체 등으로 중간재 수입비중이 2000년 64.4%에서 2013년 49.7%로 줄어들었지만, 우리나라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비중은 2013년 78.1%로 여전히 높아 중국의 교역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중국의 내수중심 성장전략으로 소비재 수입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 2020년에는 구매력을 보유한 중국의 중산층 인구가 6억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우리 중소기업은 소위 “Made in China”에서 “Made for China” 시대로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중국 소비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둘째로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중국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에 달해 중국 경제상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대중국 수출의 70% 이상이 중국경제 둔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중국 GDP가 1%p 하락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17%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세계 상위 10대 수출국가 가운데 특정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우리나라가 사실상 가장 높다”면서, “중국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아세안(ASEAN), 인도, 중동 등 이른바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시장 진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번째로는 R&D 투자확대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혁신역량 제고를 주문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중국의 기술경쟁력이 높아지고 해외진출이 가속화될수록 세계 곳곳에서 우리 기업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술력과 제품경쟁력을 한 차원 더 높여야 한다”면서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한 범용기술제품 대신에 고부가・고기술 제품 개발에 주력하여 중국과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우리 중소기업이 R&D 투자를 늘려가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 혁신기업과 비교해서는 R&D 역량이 여전히 낮고, 중국기업과는 비슷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국은 정부차원에서 R&D 지원에 적극적이고 글로벌 기업들도 앞 다퉈 중국에 R&D센터를 설치하는 등 혁신역량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 바텔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은 GDP대비 R&D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세계 총 R&D 투자액 중 중국 비중은 16.5%로 미국 다음으로 많고 2022년에는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최근 중국 자국산 소재․부품의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제품과의 생산성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추가로 평가 절하되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가 심화될 수 있다”면서 “향후 소재․부품 중에서 경합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중국의 시장잠식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상의가 최근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러한 중국경제 변화에 대한 국내 중소기업의 우려가 그대로 드러났다.

경제성장률 둔화, 위안화 평가 절하 등 최근 중국의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업이 53.0%로 ‘영향이 없을 것’(44.8%)이라는 기업보다 많았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특히, 수출기업(62.8%)이 내수기업(43.2%)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다소 많았다.

중국의 경제상황 변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의 경제상황 변화에 대한 대책 여부를 묻자 ‘마련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58.2%, ‘계획 중이다’는 응답이 33.4%였다. ‘마련했다’는 응답은 8.4%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다수 중소기업은 주력제품의 경쟁력 수준이 중국보다 앞섰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5년 후에는 상당수가 중국에 추월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중소기업은 중국과 비교한 자사주력제품의 현 경쟁력 수준에 대해 응답자의 83.6%가 ‘우위에 있다’고 답했고, ‘비슷하다’는 13.6%, ‘열위에 있다’는 2.8%에 불과했다.

그러나 5년 후 중국대비 자사주력제품의 경쟁력 수준을 묻자 ‘앞설 것’이라는 기업이 40.0%로 현재보다 절반 이상 떨어졌다. 반면 전체 응답기업의 41.6%가 ‘비슷할 것’이라고 답해 경쟁력 역전의 가능성을 예상한 기업이 많았다.

중국에 경쟁력을 내줄 것을 우려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중국의 가격 경쟁력’(57.3%)을 꼽았고, 이어 ‘중국의 품질․기술 경쟁력’(38.3%), ‘중국의 마케팅 경쟁력’(4.4%) 등을 답해 가격 외 경쟁에서도 중국에 뒤쳐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중국의 저성장, 기술주도성장, 내수육성 등 경제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소기업은 제품의 근원적 경쟁력 제고와 시장다변화에 힘쓰고, 정부는 중국 소비재시장 공략지원, 신산업 육성, FTA 활용 등 정책지원수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