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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3차전]희비 가른 '목동런' 이것이 목동구장 효과


입력 2015.10.14 09:40 수정 2015.10.14 09:44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밴헤켄 못지않게 넥센 승리에 보탬이 된 목동구장 효과

잠실구장이었으면 잡혔을 타구 2개 모두 홈런으로 연결

3회말 서건창, 4회 김하성의 솔로홈런은 넥센 타선이 자신감을 찾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 연합뉴스 3회말 서건창, 4회 김하성의 솔로홈런은 넥센 타선이 자신감을 찾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 연합뉴스

목동에 온 넥센 히어로즈가 두산 베어스를 잡고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넥센은 13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2 승리했다. 잠실 원정에서의 2연패를 끊고 1승을 따낸 넥센은 역스윕의 첫 발을 뗐다.

최대 수훈갑은 역시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다. 밴헤켄은 7.2이닝 2실점 10탈삼진 괴력투로 선발승에 성공했다. 7회까지는 두산 타선을 무실점 봉쇄, 흐름을 넥센 쪽으로 끌어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밴헤켄의 호투 못지않게 이날 넥센 승리에 보이지 않는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홈구장 '목동 효과'였다.

넥센은 올해 팀 홈런 203개로 전체 1위를 차지했는데 이중 홈구장 목동에서만 무려 117개를 날렸다. 시원시원한 홈런도 많았지만 목동이기에 가능했던 홈런도 적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타력의 팀으로 꼽혔던 넥센으로서는 홈구장 덕을 확실하게 누렸다.

넥센은 지난 1,2차전을 국내에서 가장 광활한 잠실구장에서 원정으로 치러야했다. 잠실에서도 넥센 투수들의 활약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고비마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고전했다.

두산 투수력도 빼어났지만 넥센의 최대 장점인 장타력이 잠실에서 힘을 쓰지 못한 게 뼈아팠다. 잘 맞은 타구가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는 등 불운한 상황이 몇 차례 나왔다.

하지만 목동으로 무대가 바뀌자마자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날도 넥센은 1회에 3안타를 치고도 선취점을 올리지 못하는 등 초반에는 잠실 2연전의 타격 침체가 계속되는 듯했다. 그러나 0의 행진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홈런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면서 공격에 활로를 찾았다.

3회말 서건창, 4회 김하성의 솔로홈런은 넥센 타선이 자신감을 찾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서건창은 올 시즌 홈런이 3개에 그쳤을 만큼 한 방과는 거리가 먼 교타자다. 두 선수의 홈런 모두 비거리 120m 내외로 중앙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전형적인 '목동런'에 가까웠다.

수비를 위해 끝까지 따라간 중견수 정수빈의 글러브와 몇 뼘 차이 나지 않는 거리에서 아슬아슬하게 담장을 넘겼다. 잠실구장(125m)같았으면 안타에 그쳤을 타구였지만 목동구장(118m)이기에 가능했던 행운의 홈런이다.

반면 두산 입장에서는 허탈하고 기분 나쁜 홈런일수밖에 없었다. 이 홈런 2방이 결정타가 되어 근근이 버텨오던 선발 유희관은 결국 4회를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되는 수모를 당했다.

이후 넥센 타선이 본격적으로 살아나며 두산 불펜진까지 공략 당해 추가점을 내줬다. 2홈런을 허용한 뒤 두산 투수들이 넥센의 장타력을 의식해 위축된 것은 ‘목동런’의 보이지 않는 나비효과였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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