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내분설’ 네덜란드…유로행 기적 가능한가

최종전 이기더라도 터키가 승리한다면 자동 탈락

최근 훈련장에서 데파이-판 페르시 언쟁 불거져

네덜란드 대표팀은 데파이(사진)와 판 페르시의 불화설이 불거진 상황이다. ⓒ 게티이미지

벼랑 끝에 몰린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체코와의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조별 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네덜란드는 14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체코를 상대로 '유로 2016' A조 조별리그 10라운드 홈경기를 펼친다. 네덜란드 입장에서는 일단 무조건 이겨야 한다. 승리해야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마지막 끈을 잡을 수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 11일 카자흐스탄 원정서 2-1로 승리하며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조 3위까지 주어진 플레이오프 진출권 획득에 한 발 다가섰지만 터키가 체코에 승리하며 다시 4위로 내려앉았다.

멤피스 데파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주전 선수들의 부진에 울상이었던 네덜란드는 설상가상 주전 골키퍼 자원인 야스펀 실리센(아약스)과 팀 크롤(뉴캐슬 유나이티드)마저 부상으로 전력 이탈,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서 체코전을 맞이하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대표팀 내분설까지 불거졌다. 영국 스포츠 TV 채널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데파이가 베테랑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와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네덜란드는 감독 선임 과정부터 문제였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쳤던 루이스 판 할이 맨유로 둥지를 옮기며 거스 히딩크 감독과 로날드 쿠만 코치 체제로 선임하려 했지만 쿠만의 반대로 무산됐다. 여러 클럽을 지도하며 감독 커리어를 쌓아가던 쿠만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노릇이었다.

믿었던 히딩크 감독마저 성적 부진 탓에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팀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했다. 후임 대니 블린트 감독 역시 선수단 분위기를 쇄신하지 못하며 라커룸 중심 부재에 울상인 네덜란드다.

가뜩이나 부진한 상황에서 선수단 내부의 이상기류까지 감지되며 그야말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격이다. 블린트 감독이 나서서 불화설을 부인했지만 찝찝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다 함께 손을 잡아도 부족한 판국에 선수단 간 마찰까지 불거지면서 네덜란드는 그야말로 최악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네덜란드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을 타파하기 위해 체코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체코는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다. 조 1위든 2위든 본선행 티켓만 거머쥐면 그만인 입장이다.

문제는 터키다. 네덜란드가 체코전에 승리해도 터키가 아이슬란드와의 홈경기서 이긴다면 네덜란드의 탈락이다. 아이슬란드 역시 체코와 마찬가지로 이미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게다가 터키 원정은 살벌하기로 소문난 지옥과도 같다.

터키 선수들 역시 예선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연승 행진으로 여느 때보다 본선 진출을 향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터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한 가운데 네덜란드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다시금 오렌지 군단의 비상을 이룰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