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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호흡 파이터’ 김승연…로드FC 태풍의 눈 급부상


입력 2015.10.10 08:04 수정 2015.10.10 08:0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기계체조 상비군 출신 정두제 가볍게 제압

권아솔 버티는 라이트급에 신흥 강자 급부상

김승연은 로드FC 라이트급의 새로운 강자가 되기 충분하다. 수퍼액션 화면 캡처 김승연은 로드FC 라이트급의 새로운 강자가 되기 충분하다. 수퍼액션 화면 캡처

로드FC 라이트급 신예파이터 김승연(26·싸비 MMA)의 기세가 무섭다.

김승연은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격투기대회 ‘360게임 로드FC 026’ 무대에서 ‘체조 파이터’ 정두제(33·로닌 크루)를 맞아 경기 시작 39초 만에 펀치에 의한 KO승을 거뒀다. ‘로드FC 023’에서 난딩 에르덴(28·팀 파이터)을 꺾은 상승세를 몰아 연승에 성공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당초 김승연이 전력상 우위라는 평가가 많았다. 나이에서도 많은 차이가 나거니와 현재 몸 상태는 물론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김승연이 더 낫기 때문이었다. 김승연은 격투무대에 입성하기 전부터 오랫동안 가라데를 수련해 타격의 기본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기계체조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유명한 정두제도 만만치 않아 진흙탕 싸움을 예상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정두제는 체조선수 특유의 유연성에 강한 완력을 갖추고 있어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도 버거워하는 상대였다. 어지간한 서브미션 공격은 슬그머니 빠져나가거나 힘으로 뜯어버리는 것은 물론 내구력도 좋았다. 무엇보다 한방 파워를 갖추고 있는지라 난타전이 벌어질 경우 얼마든지 이변도 가능했다.

김승연은 정두제의 한방이 터질 기회 자체를 주지 않았다. 잠깐의 탐색전 이후 고개를 숙이며 짧게 끊어진 펀치 공격에 맷집좋은 정두제가 흔들렸다. 충격을 받은 정두제는 뒷걸음질 쳤지만 따라 들어가 다시 한 번 펀치를 적중시킨 김승연의 공격에 쓰러지고 말았다. 이어진 파운딩 공격은 확인사살일 뿐이었다.

XTM ‘주먹이 운다4-용쟁호투’ 우승자 출신 김승연은 기량뿐 아니라 자신만의 캐릭터가 확실한 선수다. 자신을 ‘키보도(키보드+道) 10단’이라고 밝히며 자신만만하게 입담을 과시하고 있는데 ‘키보드 워리어’, ‘무호흡 파이터’등 별명도 다양하다.

승리 직후에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선글라스를 끼고 “여러분들 덧글 많이 달아주십시오”라는 말로 특유의 익살을 잊지 않았다. 이에 팬들은 “키보도 대단하다. 타자는 주먹으로 치고 엔터키는 니킥으로 입력할 것 같다”며 새로운 스타 탄생에 열광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승연의 연승으로 체급판도에도 신선한 바람이 예상된다. 현재 로드FC 라이트급은 챔피언 권아솔(28·압구정짐)을 필두로 이광희(28·익스트림컴뱃), 쿠메 타카스케(30·일본), 브루노 미란다(24·브라질) 등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권아솔은 강력한 테이크다운 능력을 바탕으로 타격가, 그래플러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경기를 펼치고 있으며 이광희는 예나 지금이나 압박에 이은 위협적인 한방을 갖추고 있는 위력적인 펀처다. 다카스케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냉정하게 압박형 그래플링을 펼친다는 점에서 안정감이 넘친다.

미란다는 주짓수를 바탕으로 한 그래플링도 일품이지만 무엇보다 광폭한 스탠딩 화력이 무섭다. 흑인특유의 탄력을 바탕으로 통통 튀는 리듬감 있는 타격이 인상적인데 빠른 핸드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펀치는 물론 킥과 니킥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고 있다. 회피능력까지 좋아 난타전시에도 자신은 잘 맞지 않으면서 상대 안면을 날카롭게 공략한다.

비록 경력은 짧지만 현재 보여주고 있는 김승연의 경기력이라면 얼마든지 ‘태풍의 눈’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특히 다카스케를 제외한 나머지 3인과 경기가 잡히면 화끈한 타격전이 예상되는지라 명승부가 기대되고 있다.

김승연은 승리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여러분도 눈치 채셨을 것입니다. 이제 곧 챔피언이 바뀔 것이라는 사실을…”이라는 말로 챔피언타이틀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권아솔은 미소로 이에 응대했다.

물론 당장 김승연이 권아솔과 맞붙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아무리 스타성이 있어도 치른 경기가 너무 적은데다 기존 강자들과의 형평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광희, 타카스케, 미란다 등 상위랭커들 중 한명만 잡게 된다면 무난하게 타이틀도전권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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