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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이든 박싱이든 쇼핑시즌에도 TV시장은 '정지화면'?


입력 2015.10.09 09:00 수정 2015.10.09 09:53        이홍석 기자

느린 시장 개선 전망 속 달러 강세 발목

디스플레이 동반 부진 우려 커져

삼성전자 모델들이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를 기념하는 ‘삼성전자 S 골드러시 TV 수퍼위크’ 프로모션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들이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를 기념하는 ‘삼성전자 S 골드러시 TV 수퍼위크’ 프로모션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4분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주 금요일)와 유럽 박싱데이(12월 25일) 등 연말 쇼핑시즌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으면서 전 세계 TV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완제품 시장의 느린 개선으로 디스플레이도 동반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분기 전 세계 TV 시장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TV사업부문의 어려움도 지속될 전망이다.

양사가 상반기에 비해 3분기 다소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지만 4분기에 대폭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말 쇼핑 시즌에도 TV 시장 큰 폭의 개선 없을 듯=7일 발표된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을 감안하면 소비자가전(CE)부문은 약 3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1분기 14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2분기 영업이익 2100억원으로 흑자전환 한 것에서 조금 더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CE부문에는 TV뿐만 아니라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도 포함돼 있어 TV의 기여도가 크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CE부문 내 TV사업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수익성이 썩 좋지는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전자 TV사업을 총괄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이달 말 발표하는 3분기 실적에서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 88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회복된 것이지만 아직 갈길이 먼 모습이다.

양사는 TV사업부는 4분기가 3분기에 비해 성적이 나았다는 점에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지만 올해는 개선 폭이 예년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 VD사업부의 경우, 최근 3년간 4분기 매출이 3분기에 비해 2조2900억~2조5800억원 가량 늘어나면서 CE부문 영업이익이 1300억~3100억원씩 증가하는데 기여해 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북미를 제외한 유럽과 신흥국 시장 모두 불황을 겪고 있어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품에 긍정적인 환율효과도 완제품에는 ‘양날의 검’=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환율효과가 완제품에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는 점도 시장 회복과 실적 개선에 약점이다. TV업체들은 부품을 공급받을때 거래는 달러화로 해야 하지만 완성품 판매시 거래는 현지 통화로 하게 된다.

최근의 달러 강세를 반영하면 달러화로 거래대금을 받는 부품업체는 원화환산가치가 높아지는 반면 거래대금을 줘야 하는 완제품업체로서는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부품은 달러 강세가 반갑지만 완제품으로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LG전자가 지난 9월1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대형 쇼핑몰인 메가벨라야다차에서 개최 중인 가전 로드쇼에서 고객들이 빌트인 오븐을 살펴보고 있다.ⓒLG전자 LG전자가 지난 9월1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대형 쇼핑몰인 메가벨라야다차에서 개최 중인 가전 로드쇼에서 고객들이 빌트인 오븐을 살펴보고 있다.ⓒLG전자

달러 강세가 수출 환경에 긍정적이라는 것도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 달러화 강세로 북미 시장 등에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는 이점은 분명 있지만 달러 강세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그만큼 구매력도 상실돼 현지 시장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판매 촉진을 위해서 가격을 인하할 수 있지만 수익성 하락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흥국들의 통화 약세가 TV 시장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양상”이라며 “TV업체 입장에서는 그나마 구매력이 있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북미 시장에 승부수를 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동반 부진 우려 현실화되나=4분기 TV 시장 전망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으면서 디스플레이도 동반 부진에 빠질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완제품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패널 수요가 감소하고 이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발표된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호실적도 TV용 대형 패널보다는,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공급 확대 등 소형 패널이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 들어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타이완 시장조사기관인 위츠뷰가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한 10월 상반기 LCD패널가격에 따르면 55인치 LCD TV용 오픈셀(Open Cell·백라이트 모듈을 장착하지 않은 반제품 형태) 패널은 268달러로 두 달전인 8월 상반기(298달러)에 비해 약 10%나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32인치 패널도 76달러에서 67달러로 약 11.8%나 떨어지는 등 크기에 관계없이 전반적인 하락 폭이 큰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 속에서 TV업체들의 패널 단가 인하 압박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8세대 이상 LCD 패널 생산 라인이 속속 가동되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데다 연간 결산을 앞둔 4분기에는 완제품 업체들의 단가 인하 압박도 더욱 커질 수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패널만 놓고 보면 올 한해 내내 좋지 않은 흐름이 이어지는 양상”이라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상황으로 부진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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