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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부 보답' WC결정전…가을잔치 자격 충분


입력 2015.10.07 23:25 수정 2015.10.09 12: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연장 11회 SK 유격수 김성현 실책으로 경기 종료

전력 차이 난다는 우려 뒤로 하고 명승부 연출

첫 시행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우려를 뒤로 하고 명승부가 펼쳐졌다. ⓒ 연합뉴스 첫 시행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우려를 뒤로 하고 명승부가 펼쳐졌다. ⓒ 연합뉴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시행 첫해 명승부를 연출하며 정당성을 부여받았다.

4위 넥센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서 연장 11회 상대 실책에 힘입어 5-4 승리했다.

넥센은 3-4로 패배 위기에 몰린 연장 11회말, 스나이더의 동점 2루타로 균형을 맞추며 목동 구장을 들끓게 했다. 이어 만루 찬스에서 대타로 나선 윤석민이 평범한 내야 플라이에 그쳤지만 이를 SK 유격수 김성현이 놓치며 그대로 경기는 종료됐다.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시행 중인 규정의 장점만을 모아 만든 새로운 흥행 장치다. 이전 포스트시즌 방식과는 차별화된 핸디캡 매치로 2경기가 예정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4위 팀에 먼저 1승을 부여하는 어드밴티지가 적용된다.

따라서 넥센이 이기거나 비기면 곧바로 막을 내리고, 반대로 SK는 2경기를 연속으로 잡아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부담이 있었다. 각 지구 우승팀을 제외한 승률 높은 두 팀에게 단판 승부를 부여하는 메이저리그와 높은 순위 팀에 1승을 부여하는 일본프로야구의 파이널스테이지가 적절히 혼용된 규정이다.

일단 흥행 면에서는 확실한 성공을 거뒀다. 올 시즌 5위 싸움은 무려 4개 팀이 맞물려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로 인해 팬들의 긴장감은 끝까지 유지됐고, 이는 곧 관중 수입 등으로 직결됐다.

하지만 일찌감치 너무 벌어진 4~5위팀 간의 승차가 문제였다. 최종적으로 4위 넥센과 5위 넥센은 한 계단 차이였지만 승차는 무려 8.5경기 반이나 벌어져 있었다. 이는 전력 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승차가 너무 벌어질 경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후반기 막판 힘을 바짝 낸 SK는 특유의 가을 DNA까지 발휘되며 넥센의 상대가 되기 충분했다.

경기 초반은 두 선발 투수들의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SK 선발 김광현은 제구에 문제를 겪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특유의 묵직한 구위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넥센 밴헤켄 역시 3실점했던 5회를 제외하곤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선발이 내려간 뒤에는 양 팀이 자랑하는 특급 불펜 투수들이 총출동했다. 넥센의 세 번째 투수 조상우는 3이닝동안 49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및 탈삼진 3개를 뽑아내는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SK 김용희 감독은 NC와의 시즌 최종전서 선보였던 선발진의 불펜 투입 승부수를 다시 띄웠다. SK는 김광현이 다소 일찍 내려갔지만 선발 요원인 켈리를 곧바로 마운드에 올렸다. 어차피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승부였기 때문에 내려진 조치였다. 켈리 역시 조상우와 마찬가지로 3이닝을 소화하며 5개의 삼진을 솎아냈지만 2실점하며 김광현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타선에서도 선수들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와 투혼이 엿보였다. 홈런왕 박병호는 연장 10회말 득점권 상황을 만들기 위해 과감한 도루를 시도했고, 아직 부상이 낫지 않은 SK 최정과 넥센 김민성, 윤석민도 팀 승리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팀 수장 모두 승부처에서 심판합의판정을 요구해 긴장감을 높였다.

연장에서도 알 수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SK는 11회초 포일로 3루 주자 나주환이 득점하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다. 이미 마운드에는 특급 마무리 정우람이 SK를 굳게 지키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물러날 넥센의 살인타선이 아니었다. 곧바로 이어진 11회말, 넥센은 김민성이 2루타로 기회를 만든 뒤 가을에 강한 스나이더가 연속 2루타로 끝내 동점을 이뤘다. 이날 경기 세 번째 동점이었다.

다만 시종일관 팽팽했던 경기는 다소 싱겁게 막이 내렸다. 넥센은 11회말 극적인 동점을 이룬데 이어 다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대타 윤석민이었다. 윤석민은 내야 플라이를 친 뒤 고개를 숙였지만 이를 김성현이 놓치는 깜짝 반전이 일어났다. 이와 함께 양 팀 더그아웃 역시 순식간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고, 넥센이 극적으로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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