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새정치 비주류, '조은 카드'에 입은 나왔지만...


입력 2015.10.06 19:20 수정 2015.10.06 19:23        이슬기 기자

임명 기정사실화..."칼자루 쥐게 됐는데 대놓고 반대 부담스러워"

새정치연합이 이르면 오는 7일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으로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인선할 것으로 알려졌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정치연합이 이르면 오는 7일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으로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인선할 것으로 알려졌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생각해보라. 막상 칼자루를 쥐게되면 누가 대놓고 나서서 욕할 수 있겠나.”

6일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계 한 의원실 관계자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 인선 향방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이렇게 (반대)해도 조만간 인선을 밀어붙일텐데, 일단 위원장이 정해지면 다른 방법이 없다. 그게 그냥 위원장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다른 비주류·호남 지역 의원실 관계자 역시 “대놓고 뭐라 하기가 이제 좀 쉽지 않은 상황 아니냐”며 “이게 공천이 되고 못되고는 죽고 살고 문제인데, 그걸 평가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대놓고 미운털 박히는 건 두려울 수 밖에 없다. 결국 사람이 평가하는 거 아닌가. 인선이 발표되면 아마 더 말하기가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혁신위원회의 ‘20% 공천 물갈이’에 반발해온 비주류계 의원들의 목소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은 현역 의원을 평가한 뒤 하위 20%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 만큼 그간 ‘친노발 공천학살’에 대한 우려 표명이 여러차례 제기됐으나, 문재인 대표가 힘을 싣고있는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의 임명이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어서다.

당초 문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교수를 선임하는 안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비노계 수장격인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등이 우려를 표명하면서 잠정 연기됐다. 야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2012년 당시 조 교수가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데다 친노 성향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아 공정한 심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비노계는 대신 재야 인사인 김상근 목사를 위원장으로 추천하고 있다.

이날 주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20%를 자르는 것은 거의 30명 가까이를 자른다는 건데, 조금이라도 특정 계파에 유리한 사람이 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어 김 목사를 추천한 데 대해선 "가급적이면 공정한 사람이 들어와야 한다는 취지"라며 "당 내부에서 다 좋다고 하는 사람이 돼야 뒷말이 없다"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특히 문 대표가 ‘이번주 중’으로 데드라인을 예고한 데 대해 “급하게 할 것이 뭐가 있느냐"며 "혁신위가 120일 동안 당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켰는데 이게 제2의 혁신위가 될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라고도 했다.

하지만 평가위 활동기한이 다음달 13일로 정해진 만큼, 문 대표는 늦어도 오는 7일까지는 최고위 의결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당내에선 “총선에 대비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인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재성 총무본부장도 “조은 교수는 당시 중립적이고 소신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비공개 회의에서도 조 교수에 대해 애매모호한 의견을 낸 분이 있기는 하지만 뚜렷한 반대 의견은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정작 비노계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김 목사 본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위원장직 제안이 와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상황이 이런 만큼 결국 조 교수를 임명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간 조 교수에 날을 세워온 비노계의 목소리가 최근 잠잠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는 “조은 교수 외에는 대안이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의견 수렴한다고 미루고만 있을 수도 없는 상태 아닌가”라며 “대표 의지가 워낙 강해서 결국 조 교수가 위원장에 인선될 거고, 그럼 거품 물고 반대해온 사람들도 마냥 편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