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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무리뉴, 허세 뒤에 감춰진 초조한 속내


입력 2015.10.06 10:19 수정 2015.10.06 10:2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사우스햄턴전에서도 역전패하며 강등권 추락

줄어든 입지, 구단 압박하기 위한 심리전?

감독 커리어 역사상 최악의 시즌을 맞이한 무리뉴 감독. ⓒ 게티이미지 감독 커리어 역사상 최악의 시즌을 맞이한 무리뉴 감독. ⓒ 게티이미지

주제 무리뉴 감독이 지도자 인생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4일(이하 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사우스햄턴전에서 1-3 역전패했다.

첼시는 2승 2무 4패(승점 8점)로 16위까지 미끄러졌다. 강등권과는 이웃사촌. 불과 4개월여 전까지만 해도 리그 챔피언이었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몰락이다. 이제는 우승이 문제가 아니라 진지하게 강등권을 걱정해야할 시점이 됐다.

최근 첼시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부실한 수비 조직력과 리더 부재,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와 동반 슬럼프는 심각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계속된 부진에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빤한 선수기용과 전술을 반복하는 무리뉴 감독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에서는 무리뉴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이 사실상 무너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어지간한 감독이라도 이런 상황이 되면 위축될 법하지만 무리뉴 감독의 큰 소리만은 여전하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구단이 나를 경질하고 싶다면 자르면 된다. 하지만 내가 먼저 도망가는 일은 없다. 첼시가 나를 해고한다면 구단 역사상 최고의 감독을 자르는 것"이라며 당당한 태도를 유지했다.

무리뉴 감독의 발언은 구단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분석이다. 무리뉴 감독은 이미 첼시 1기 시절이던 2007년,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의 불화로 경질된 바 있다. 이후 첼시는 여러 차례 세계적인 명장들을 영입하며 우승컵을 수집했지만 팀 내에서 무리뉴 감독만큼의 신망과 지지를 이끌어낸 지도자는 없었다. 2013년 무리뉴 감독이 스탬포드 브릿지로 복귀한 것 이유는 그만큼 무리뉴만한 감독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준 셈이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역시 재결합 이후로는 무리뉴에 대하여 전폭적인 신뢰로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리그 우승을 탈환한 이후에는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나,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처럼 장수 사령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의 이번 발언의 진의도, 결국 자신이 첼시에서 그동안 이룬 업적을 부각을 시키며 구단에 "과거와 똑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고 먼저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것은 한편으로 무리뉴 감독의 입지가 그만큼 예전 같지 않다는 증거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무리뉴 감독은 최근 사면초가에 몰려있다. 최근에는 팀 성적 부진에 팀 닥터 에바 카네이로와의 갈등, 디에구 코스타의 징계 논란, 무리뉴 감독의 상대팀 감독과 심판 등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등으로 연일 도마에 오르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첼시 팀 내에서 무리뉴 감독에 대한 지지가 예전 같지 못하다는 이야기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한편으로 "현재 첼시의 모습은 좋지 않지만, 시즌 종료 후에는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은 여전히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겉보기에는 '자를테면 잘라라'라고 배짱을 내세우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호소가 더 무리뉴의 본심에 가까워보인다.

문제는 정작 무리뉴 감독이 위기극복을 위하여 어떤 구체적인 돌파구를 가지고 있느냐다. 무리뉴에 대한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인내심은 이번엔 얼마나 갈까.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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