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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2.1GHz 놓고 SKT-LGU+ 혈투조짐...왜?


입력 2015.09.05 11:57 수정 2015.09.07 11:39        이호연 기자

SKT 2.1GHz 20MHz폭 3G -> 4G 용도 전환

LGU+-KT "주파수 알박기“ vs SKT "LTE 트래픽 분산”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이 주파수 기지국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이통사 제공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이 주파수 기지국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이통사 제공
내년 상반기 이동통신3사 주파수 경매가 열리는 가운데, 황금 주파수를 놓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가장 이슈가 되는 주파수는 2.1GHz 대역, 해당 대역 차지 여부에 따라 향후 5세대(5G) 경쟁 우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의 2.1GHz 대역 20MHz폭 롱텀에볼루션(LTE) 용도 전환에 경쟁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해당 대역에서 3G(WCDMA) 40MHz폭, 4G LTE 20MHz폭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중 3G용도로 사용하던 주파수 대역 20MHz폭을 LTE용도로 전환한 것이다.

용도 전환의 이유는 급증하는 LTE 가입자의 트래픽을 분산하기 위함이다. LTE품질 향상을 위해 가입자가 점점 줄어드는 3G주파수 대역을 LTE용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SK텔레콤은 2.1GHz에서 LTE 주파수 40MHz폭을 확보함으로써 광대역 LTE 대역을 갖게 됐다.

광대역 LTE에서는 최대 다운로드 150Mbps를 구현하며, 기존 LTE보다 속도가 2배 빠른 서비스를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1.8GHz, 2.1GHz 등 2개의 광대역 주파수와 800MHz에서 LTE 주파수 대역을 갖게 됐다. 반면, 경쟁사는 광대역 주파수 1개와 LTE주파수 대역 2개를 확보하고 있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이뤄지는 미래부 통화품질측정에서 광대역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이 가장 LTE 다운로드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SK텔레콤이 용도 전환한 2.1GHz 주파수 대역 반납 기간이 2016년 말까지라는 점이다. 비용을 들여 전환한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고작 1년 3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내년 주파수 경매를 위해 ‘알박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SK텔레콤이 LTE가입자를 빌미로, 주파수 경매에서 현 주파수를 우선 재할당 받기 위한 물밑작업을 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1GHz 대역은 내년에 매물로 나오는 주파수(700MHz, 1.8GHz, 2.1GHz, 2.6GHz) 중 효용가치가 가장 높은 황금 주파수 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2.1GHz 대역을 사용중인 SK텔레콤과 KT는 사용기한이 종료되며, 내년 주파수 경매에 해당 대역을 반납해야 한다.

만약 SK텔레콤이 용도 전환한 2.1GHz대역을 반납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면, 경쟁사 대비 많은 광대역 주파수를 보유하면서도 경쟁사 LG유플러스를 자연스럽게 견제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로선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이다. 이 회사는 2013년 주파수 경매를 통해 2.6GHz 광대역을 할당받고 2조원을 들여 기지국을 구축했다. 2.1GHz 대역에서는 LTE 20MHz폭의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용도 전환한 2.1GHz 대역을 반납하고, 이를 주파수 경매를 통해 확보하면 광대역을 2곳 가질 수 있다. KT도 1.8GHz 대역에 광대역을 확보할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이통3사가 광대역을 사이좋게 2개씩 나눠가질 수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해당 대역을 반납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면, LG유플러스는 2.1GHz 대역에서 광대역을 가질 수 없다. 결국, 2.6GHz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경매를 통해 가져와야 하는데 경매 대금부터 기지국 구축 비용까지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2.1GHz 대역은 이미 사용중인 주파수이므로 별도 기지국 구축 비용이 들지 않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SK텔레콤의 주파수 용도 전환에 상관없이 무조건 2.1GHz 대역을 회수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앞서, 미래부는 SK텔레콤 시장지배력을 우려해 △용도 전환한 2.1GHz대역을 마케팅에 활용하지 말 것 △주파수 사용기간이 만료되면 반드시 회수해 주파수 경매에 부칠 것 이라는 전제조건을 내건바 있다. 그럼에도 경쟁사들의 SK텔레콤에 대한 주파수 의혹은 쉬이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관계자는 “주파수는 한 번 할당 받으면 약 10년을 사용하고, 이동통신서비스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통사들이 확보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며 “향후 주파수 경매 전략에 따라 각 사업자의 위치가 달라짐은 물론 5G서비스 경쟁력 우위까지 영향을 끼친다. 주파수 전략과 전술은 초미의 관심사”라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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