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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역대 2위’ 판도 뒤바뀐 이적시장


입력 2015.09.05 09:09 수정 2015.09.05 12:3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맨시티, 이적자금으로만 2억 유로 넘게 지출

역대 1위는 호날두 품었던 09-10 레알 마드리드

맨시티는 만수르 구단주 부임 후 가장 공격적인 영입 작업에 나섰다. ⓒ 게티이미지 맨시티는 만수르 구단주 부임 후 가장 공격적인 영입 작업에 나섰다. ⓒ 게티이미지

천문학적인 자금이 오고간 유럽축구 여름 이적 시장이 숱한 화제를 뿌리며 막을 내렸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구단은 역시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이다. 실제로 EPL이 사용한 이적자금은 무려 8억 7000만 파운드(약 1조 5669억 원)에 달했다. 이는 이적시장 역대 최고 지출액이기도 하다.

최근 UEFA(유럽축구연맹)은 무분별한 이적자금 지출을 막기 위해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 (Financial Fair Play Rule, 이하 FFP)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오일머니를 앞세워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PSG 등 부자 구단들이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보다 효율적인 지출을 요구했던 UEFA의 의도는 가파르게 상승한 EPL 중계권료로 인해 벌써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다. 실제로 EPL은 지난 2월 스카이스포츠를 비롯해 BT스포츠와 3년간 51억 3600만 파운드(약 9조 2496억 원)에 중계권료 계약을 맺었다. 이전보다 두 배나 오른 어마어마한 수치다.

EPL 중계권료 수익의 50%는 20개 구단이 균등하게 나눠 갖고, 나머지 절반은 순위와 중계 횟수에 따라 차등 배분한다. 실제로 지난해 최하위에 머문 QPR은 중계권료로만 6490만 파운드(약 1169억 원)를 벌어들였다. 따라서 올 시즌에는 최소 이 금액에 2배를 벌 수 있게 된다.

수입이 늘어나자 곧바로 이적시장이 활기를 띠었다. 대표적인 팀이 맨시티다. FFP로 잔뜩 움츠려있던 맨시티는 중계권료가 확보되자 이를 선수영입에 퍼부었다. 그러면서 케빈 데 브루잉, 라힘 스털링, 니콜라스 오타멘티가 맨체스터에 입성했다. 맨시티가 이번 여름이적시장에 사용한 자금은 2억 338만 유로(약 2697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 시즌 구단 이적료 지출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천문학적인 이적료 지출을 보면 유럽축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투자는 곧 성적’이라는 공식은 이미 스포츠계에 널리 퍼져있는 정설과도 같으며, 결국 돈을 많이 지출한 팀 또는 리그가 유럽 축구 시장의 판도를 좌우했다.

유럽축구 한 시즌 최다 이적료 지출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유럽축구 한 시즌 최다 이적료 지출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축구 클럽 역사상 최초로 1억 유로(약 1326억원)의 이적자금을 지출한 팀은 1998-99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의 라치오다. 당시 라치오는 크리스티안 비에리, 마르셀로 살라스,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데얀 스탄코비치, 세르지우 콘세이상 등을 영입하는데 1억 165만 유로를 썼고, 투자는 꾸준히 이어졌다. 결과는 세리에A 우승 1회, 코파 이탈리아 우승 2회, UEFA컵 위너스컵 및 슈퍼컵 1회 우승으로 이어졌다.

이에 자극받은 듯 이탈리아 팀들의 이적시장 공세가 시작됐다. 인터밀란을 비롯해 AC 밀란, 유벤투스 등 전통의 강호들이 2000년대 초반 이적시장을 주름잡았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세리에A에 속속 입성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지 않는 무분별한 투자의 결말은 재정 파탄 및 승부조작 등 흑역사로 귀결됐다.

2000년대 중반으로 넘어오며 이적시장의 중심은 EPL로 넘어가게 된다. 선두주자는 역시나 첼시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팀을 인수하자마자 데미안 더프, 에르난 크레스포,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등 이름값 높은 선수들만 영입했다. 이듬해 조제 무리뉴 감독을 영입한 뒤에는 디디에 드록바, 히카르도 카르발뉴 등 실속 있는 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했고, 첼시는 곧바로 강팀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첼시보다 막강한 재력을 갖춘 팀이 등장했다. 바로 맨시티다. ‘진정한 부’를 선보인 만수르 구단주의 돈 씀씀이는 차원이 달랐다. 선수들의 대우, 팬들에 대한 서비스 등 모든 면이 최고였다. 그리고 맨시티는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지난 10년간 이적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쓴 구단으로 올라섰다. 이 기간 맨시티가 사용한 이적 자금은 11억 5000만 유로(1조 5251억원)다.

올 시즌 맨시티에만 2억 유로 넘게 사용했지만 한 시즌 지출로 좁혀보면 그야말로 ‘넘사벽’ 클럽이 따로 있다. 바로 유럽 최고의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009-10시즌 회장직에 복귀한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제2의 갈락티코’를 선언했고, 이는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체를 뒤흔들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카카, 카림 벤제마, 사비 알론소가 이때 영입된 선수들이다. 그리고 고작(?) 8명만을 영입한 레알 마드리드의 지출 이적료는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2억 5740만 유로(약 3414억원)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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