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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권혁’ 한화, 야신 투수 기용의 딜레마?


입력 2015.09.04 13:15 수정 2015.09.04 13:2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넥센전 구원 등판해 2.2이닝 소화 후 패전투수

FA투수들 대체로 부진, 권혁마저 흔들리며 재앙

한화 구원투수 권혁은 후반기 들어 하락세가 눈에 띈다. ⓒ 연합뉴스 한화 구원투수 권혁은 후반기 들어 하락세가 눈에 띈다. ⓒ 연합뉴스

한화의 권혁 딜레마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

권혁은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에 등판했지만 또 패전투수가 됐다.

권혁은 7회 2사부터 등판해 9회까지 무실점으로 역투했음에도 연장 10회 김하성과 박동원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결국 고개를 숙였다. 넥센은 10회에만 무려 6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연출하며 재역전에 성공했고, 한화는 7-12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는 권혁의 올 시즌 70번째 등판이었다. 최종 기록은 2.2이닝간 2피안타 2사사구 4실점(4자책),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55구를 던진 투혼도 빛이 바랬다. 이로써 시즌 11패(9승 11패 15세이브 4홀드)째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은 종전 4.53에서 4.76으로 조금 더 올라갔다.

11패는 올 시즌 프로야구 투수 통틀어 최다패 기록이다. 선발이 아닌 구원투수가 두 자릿수 패배를 넘겼다는 것도 진기록이었다. 그만큼 권혁이 올 시즌 승부의 중요한 고비에서 등판한 경기가 많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권혁은 6월까지만 해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한화 불펜의 에이스였다. 그러나 여름 들어 점점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힘에 부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 권혁은 자신의 역대 개인기록을 대부분 갈아치웠다.

권혁은 104이닝을 소화하며 투구수만 1912개를 기록 중이다. 세 자릿수 피안타(113개)와 13개의 피홈런도 모두 권혁의 역대 개인 최다 기록이다. 구원 등판으로만 100이닝을 넘긴 것은 KBO리그 역대 23번째였다. 11패는 2003년 노장진(삼성)과 2008년 정재복(LG)의 10패를 경신한 역대 최다 구원패 신기록이었다. 이는 올 시즌 그만큼 권혁이 한화 마운드에서 얼마나 고군분투해야했는지를 보여준다.

권혁은 혹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미 전반기에 지나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할 때부터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외부의 비판에 불쾌한 심정을 내비치면서도 권혁의 기용법을 바꾸지 않았다. 연투는 물론이고 한 번에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은 예사였고, 심지어 크게 앞서 있을 때나 뒤지고 있을 때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렸다. 우려한대로 권혁의 구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졌다.

권혁은 지난 2일 KIA전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이날도 이틀 연속 등판이었다. 전날에 비록 9개의 투구수만을 기록했지만 이미 올 시즌 내내 많은 이닝을 소화한 권혁으로서는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믿을만한 투수가 없었던 김성근 감독은 결국 권혁을 10회까지 밀어붙였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화는 배영수, 송은범 등 FA로 영입한 선수들이 대체로 제몫을 못해주며 비판을 받고 있다. 그나마 유일하게 선방하던 권혁마저 흔들린다는 것은 한화 마운드에 재앙이나 다름없다. 권혁이 살아나야 한화의 가을야구 희망도 높아진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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