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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다 진한 경영권' 박찬구 "금호산업 인수 의향 있어"


입력 2015.09.04 13:07 수정 2015.09.04 16:56        윤정선, 윤수경 기자

우선매수권 쥔 박삼구-채권단 협상에 '변수'로 작용

금호산업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오른쪽)이 금호산업 인수 가격을 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이 인수 의향을 드러내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금호산업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오른쪽)이 금호산업 인수 가격을 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이 인수 의향을 드러내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의향을 밝히면서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의 금호산업 인수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금호석화가 장기간 협상에서 쌓인 피로로 매각가격을 낮추려던 채권단에게 막판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카드를 쥐어준 꼴이 됐다. 금호가의 '형제의 난'으로 채권단에게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된 셈이다.

다만 채권단은 금호석화가 공식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힌 게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본다는 신중한 태도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할 경우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박삼구 회장과 매각가를 두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에게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은 지난 1일 금호산업 매각을 위한 재협상에 들어갔다. 최근 채권단이 제시한 금호산업 매각가는 7935억원이다. 박삼구 회장이 제시한 매각가는 6503억원이다.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재협상'을 요청한 만큼 채권단의 매각가는 애초 제시한 7935억원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찬구 회장이 인수 의향을 드러내 채권단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가격을 낮추면서까지 박삼구 회장에게 매각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금호석화가 실제 인수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금호석화가 채권단에 공식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히거나 보도자료를 낸 것도 아니다"며 "일부 언론에서만 나온 것을 가지고 어떤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박삼구 회장과 매각가격을 두고 한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면서 "채권단 대다수 금호석화가 실제 인수에 참여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과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금호석화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석화가 채권단을 혼란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매각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기업 부실의 책임이 있는 옛 사주에게는 팔지 않는다'는 채권단 매각 조항 때문에 금호석화가 인수 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금호석화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출연한 사재가 금호석화 지분에서 나온 것"이라며 "금호석화 지분 가치가 2만원대에서 15만원대까지 오를 수 있도록 경영에 힘써 결과적으로 금호산업 재건을 지원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매각 대상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지분 100%, 에어부산 지분 46%, 금호사옥 지분 79.90%,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금호산업 인수로 금호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윤수경 기자 (takami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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