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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도? 연이은 사건사고, 농구계 의식전환 절실


입력 2015.09.03 16:11 수정 2015.09.03 16:1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일부 선수 승부조작과 불법도박 연루 혐의

결과 지상주의에 대한 발상 전환이 필요할 때

지난 6월 프로농구와 관련된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는 김영기 KBL프로농구연맹 총재. ⓒ 연합뉴스 지난 6월 프로농구와 관련된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는 김영기 KBL프로농구연맹 총재. ⓒ 연합뉴스

새로운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프로농구계가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에는 국가대표 농구스타 김선형(서울 SK)이 불법 스포츠도박에 연루된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김선형이 지난 2011년 서울SK 입단 전인 대학 시절 불법 도박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다음 주 귀국 시 소환할 예정이다.

경찰은 최근 전창진 전 KGC 인삼공사 감독을 승부조작과 불법도박 연루 혐의로 수사한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전·현직 운동선수 20여명을 상대로 수사대상을 확대해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는 장재석(오리온스), 김현민(kt), 안재욱(동부) 등 프로농구 출신 선수들이 절반 이상 포함돼 충격을 줬다.

특히, 김선형은 현재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최고 스타이자 현역 국가대표다. 팬들 사이에서도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선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대학 시절의 혐의라고는 하지만 현재 농구계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김선형이 불법도박에 연루됐다는 것만으로도 스포츠인으로서의 도덕성과 명예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가뜩이나 연이은 악재로 긴장하고 있는 농구계로서는 현직 선수들의 승부조작 의혹까지 현실화된다면 그야말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셈이다.

농구계에서 최근 이런 일이 끊이지 않는 것은 한국 스포츠계의 뿌리 깊은 병폐 중 하나인 결과 지상주의와도 연관이 돼 있다는 평가다.

학원 스포츠에서부터 기본기나 과정보다는 오로지 눈앞의 결과와 성적만을 추구하는 풍토가 선수든 지도자든 순수하게 운동 그 자체를 통한 과정이나 만족보다는, 단순히 성적을 내서 몸값을 올리는 등 얼마나 결과적인 ‘보상’을 받는 것에만 더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기기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때로는 편법과 꼼수를 쓰는 것도 마다치 않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진 결과가 이번에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풍토는 결국 프로에 올라가서도 계속된다. 운동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성장한 선수들이 무늬만 프로선수가 됐다고 갑자기 달라질 리 만무하다.

결국, 말만 프로 선수일 뿐 팬들을 위해 생각하고 과정의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는 진정한 프로의식은 정작 안중에도 없다. 이런 환경이 반복되면서 결국 운동만이 아니라 스포츠인들의 사회적인 가치관이나 일상적 윤리 의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운동이 운동 자체로서의 가치나 성취감을 주는 ‘목적’이 아니라, 개인의 영달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것은 개인의 일탈 탓을 넘어 농구계의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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