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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꼴찌·'세계 최초' 무색...SK브로드밴드의 '추락'


입력 2015.09.02 11:31 수정 2015.09.02 14:56        이호연 기자

UHD 가입자 이통사 중 최하위, 초고속 인터넷 순감 지속

의도된 꼴등? 저가 결합 판매 주력...SKT 합병설 또다시 대두

ⓒSKB ⓒSKB

SK브로드밴드가 UHD(초고화질) 서비스 가입자 확보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사업경쟁력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KT와 ‘세계 최초 상용화’를 놓고 다툴 정도로 해당 사업에 공들여왔다. 하지만 주요 사업인 초고속 인터넷의 가입자 순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사업인 UHD까지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UHD 사업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주요 IPTV업체 가입자 현황은 KT와 LG유플러스가 20만 돌파, SK브로드밴드가 3만5000명을 넘어섰다. 경쟁사 대비 7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주요 이통사가 IPTV에서 UHD 서비스를 상용화한지는 1년째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KT와 최초 상용화를 서로 주장하며 UHD 셋톱박스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셋톱박스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채 마케팅 경쟁에만 눈이 팔려 소비자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가장 먼저 상용화를 시작하고도 가입자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진 이유로는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SK브로드밴드는 전사적으로 저가 결합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UHD는 특성상 단가가 높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모회사 SK텔레콤의 무선 지배력을 바탕으로 자사 IPTV와 초고속인터넷을 이동전화와 묶어 파는 결합상품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부터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인터넷을 재판매하고 IPTV를 위탁 판매하고 있다. 실제 SK브로드밴드의 순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2012년부터 2015년 7월까지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같은 기간 SK텔레콤 재판매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7월 말 기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SK브로드밴드 271만7394명, SK텔레콤 재판매 224만1189명, KT 824만4830명, LG유플러스 309만8110명을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 근본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SK텔레콤과의 합병설까지 다시 거론되는 상황이다. 올해 초 SK텔레콤은 잔여 지분을 전량 취득하며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당시 SK와 SK C&C 합병이 이뤄지며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장동현 SK텔레콤 대표는 합병설을 공식 부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굳이 합병하지 않아도 SK브로드밴드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하지만, 현재 SK브로드밴드 사업 실적만 놓고 보면 미디어사업본부로서의 기능을 이미 상실했다 볼 수 있다”며 “차후 합병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겠냐는 분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SK브로드밴드는 올해 1분기 매출 6457억원, 영업이익 62억원, 당기순손실 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지만 지난 4분기에 비해 6.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전기대비 각각 44.1%와 68.0% 줄어들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 100% 자회사 편입 이후 지난 6월 30일 상장 폐지됐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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