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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사상최대 실적 속 '아킬레스건' 도마 위


입력 2015.09.01 14:26 수정 2015.09.01 17:20        김영진 기자

2분기 7143억 매출 중 연구비 2억원대 불과...광고비 537억원

연구개발 소홀한채 '미투' 제품, 마케팅에만 주력 비판 자초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LG생활건강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LG생활건강
지난달 19일과 20일 LG생활건강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블로거, 컨설턴트 등을 초대해 '숨37 시크릿 에센스' 리뉴얼 런칭 행사를 진행했다. 이틀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 LG생활건강이 지출한 비용만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구매율 1위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숨37 시크릿 에센스'는 LG생활건강의 주력 제품 중 하나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이 제품 모델로 배우 이나영을 발탁해 화제를 모았다.

중국 관광객들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LG생활건강이 마케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대폭 선보이거나 유명 모델들을 기용해 제품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에서 활동하던 모델들을 전격 발탁하기도 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이 연구개발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LG생활건강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LG생활건강은 지난 2분기 71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음료 등 연결기준으로는 1조3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성장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메르스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감한 상황에서 '놀라운' 성과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이 연구비를 살펴보면 실망스럽다. 이 기간 LG생활건강이 연구비로 지출한 금액은 2억원에 불과했다. 매출액의 0.03%에 불과한 금액인 것이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이 광고비로 지출한 금액은 537억원에 달했다.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이 광고비로 지출한 829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연구개발비로만 189억원을 지출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아모레퍼시픽에서 활동하던 배우 신민아, 이나영 등을 전격 영입했다. 또 LG생활건강은 2006년부터 궁중화장품 후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는 배우 이영애와도 11년째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그 외에도 배우 김태희와 김수현도 LG생활건강의 모델들이다. 결국 소위 잘나가는 배우들은 거의 LG생활건강과 계약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이종원 LG생활건강 홍보팀 부문장은 "간판급 모델들이 다양하지 않고 그들 역시 여러 회사를 돌기 때문에 이번에 LG생활건강 쪽으로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이 연구비에 대한 투자보다 과도한 모델료나 광고비 등을 통한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다국적 기업 피앤지(P&G)출신인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피앤지에서 했던 인수합병(M&A)과 유명 모델을 통한 마케팅 방식 등을 LG생활건강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미투' 제품 논란도 심심치 않게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실례로 LG생활건강의 액체세제 '테크'는 피앤지의 '타이드'와 제품 패키지가 거의 유사하다. LG생활건강의 허브 성분 화장품 '빌리프' 역시 로레알그룹의 '키엘'의 컨셉을 따라했다. 그 외에도 LG생활건강은 한방화장품, 한방샴푸, 쿠션형 파운데이션 등 여러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내놨지만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제품을 낸 경우는 거의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용품의 경우 가격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오리지널 제품보다는 가격을 먼저 보는 경우가 많다"며 "LG생활건강은 새로운 카테고리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기보다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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