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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마법사에 물어봐’ 꼴찌 kt의 고춧가루


입력 2015.09.01 11:41 수정 2015.09.01 11:4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8월 성적 14승 11패로 상승세, 월간 팀 타율도 1위

5강 경쟁 4팀과 격돌해 10승 6패 가을야구 캐스팅보트

최근 kt의 약진이 눈부시다. ⓒ kt 위즈 최근 kt의 약진이 눈부시다. ⓒ kt 위즈

가을잔치 티켓을 얻고 싶은 팀들은 먼저 마법사의 허락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프로야구 꼴찌 kt 위즈가 동네북에서 어느덧 후반기 순위판도의 캐스팅보트로 위상이 급상승했다.

최근 kt의 약진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8월 들어서만 14승 11패, 승률 0.560으로 창단 이후 처음으로 월별 승률 5할대를 넘겼다. 또 월별 팀 타격 성적은 무려 0.311 39홈런으로 모두 1위에 오르며 리그 최강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팀 타선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외국인 강타자 댄 블랙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kt의 타선은 식을 줄을 몰랐다.

지난주에는 의미 있는 기록도 속출했다. 지난 달 27일 KIA를 꺾고 시즌 40승 고지에 올랐고, KBO리그 역대 신생구단 데뷔 첫 해 최다관중 기록도 갈아치웠다. 더구나 최근에는 시즌 4번째 4연승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팀 순위는 43승 75패로 여전히 최하위지만 시즌 승률을 0.364까지 끌어올렸다. 시즌 초반만 해도 극도의 부진으로 야구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비난은 물론 100패 이상을 달성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또한 kt의 돌풍은 시즌 후반기 날로 치열해지는 5강 경쟁과 맞물려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가을 야구 막차 티켓이 주어지는 5위 자리를 놓고 한화-KIA-SK-롯데 등이 물고물리는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kt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특히 kt는 8월 들어 중위권 4팀과 격돌해 무려 10승 6패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한화에게만 1승 3패로 뒤졌을 뿐, 나머지 롯데-SK-KIA를 상대로는 모두 3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더구나 kt가 거둔 최근 4연승은 공교롭게도 KIA와 SK를 상대로 거둔 것이었다.

한화가 현재 승차 없이 아슬아슬하게 5위를 지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kt가 중위권 판도의 운명을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달 들어서 SK-KIA-한화 등 공교롭게도 kt와의 맞대결 승패에 따라 바로 5위 자리가 뒤바뀐 것이 무려 세 번이나 된다. 5강 진입을 위해 1승이 아쉬운 중위권 팀들로서는 잔여 일정에서 이제 kt를 만나는 것이 상위권 팀 이상으로 부담스러워졌다.

kt의 선전은 후반기 프로야구 판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신생 구단인 kt는 올 시즌보다 2~3년 뒤 미래를 보는 팀이다. 가을잔치가 멀어졌다고 해서 의욕을 잃고 잔여 시즌을 무기력하게 보내는 보통의 팀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kt의 분발은 당연히 다른 기존 선배구단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 kt로 인해 각 구단들이 자연스럽게 시즌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kt의 선전이 보여주는 결과 이상의 순기능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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