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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삼성물산, 성장과 주가 난제 극복하고 순항할까


입력 2015.08.31 13:55 수정 2015.08.31 14:54        이홍석 기자

삼성그룹 실질적 지주회사...오는 2020년 매출 60조 목표

합병시너지, 신성장 육성, 주가 회복 등이 관건

서초동 삼성물산 본사 ⓒ연합뉴스 서초동 삼성물산 본사 ⓒ연합뉴스

9월 1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한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De facto Holding Company) 역할을 하면서 삼성전자와 투톱체제로 그룹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합 삼성물산이 앞에 놓여진 난제들을 극복하고 순항해 목표인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 및 바이오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2일 첫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을 선출하고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비공개 내부행사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 삼성물산 출범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4일자로 합병법인 등기가 끝나면 14일 신주를 교부하고 15일 증시에 신주가 상장된다.

통합 삼성물산은 기존 삼성물산 건설·상사부문이 있는 서초사옥과 제일모직 건설·리조트부문이 있는 중구 태평로 옛 삼성본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이 이전 입주하게 될 강남구 도곡동 군인공제회관빌딩으로 나눠 당분간 '세 지붕 한 가족' 체제를 갖춘다.

통합 삼성물산의 직원 수는 제일모직 4300여명과 삼성물산 8200여명을 더해 1만25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또 통합 후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당분간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등 4인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합병 시너지 효과 창출...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육성도 관건=통합 삼성물산은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해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투톱 기업’의 위상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양사를 합한 매출이 33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년 연평균 10.2%의 고성장을 지속해야 가능한 수치다. 결국 건설, 상사, 패션, 식음·레저 등 각 사업부문별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복 사업 및 조직 재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건설부문과 제일모직의 건설·리조트 부문이 가장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양사가 각각 건축·토목·플랜트·주택(삼성물산), 조경디자인과 에너지절감(제일모직) 등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사업적으로는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력적인 부분에서는 상당히 겹치는 부문이 많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사가 합병되면 건설부문은 직원만 7000명이 넘어 회사 전체의 약 56% 가량을 차지하는 거대 조직으로 탄생한다.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육성도 필수적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기존 4개 사업부문에 바이오를 더해 총 5개 사업부문 체제가 될 전망으로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바이오 사업의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는 2020년까지 매출 목표가 1조8000억원으로 다른 사업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미래 지향적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적극적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때문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바이오의약품 전문 위탁생산)와 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바이오사업에 대한 장기 비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계획들을 내놓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측은 "(통합법인 출범 후)전사조직을 신설하고 4개 부문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시너지 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시너지 효과 창출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 회복과 주주친화정책 실행도 고민=양사의 합병 과정에서 하락한 주가를 회복하는 것도 통합법인의 고민거리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 전만해도 합병 성공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장담했지만 현실은 많이 달랐다.

삼성물산의 경우, 합병으로 인한 매매거래 정지 전인 지난 26일 종가는 4만8100원으로 합병 이전에 비해 크게 하락한 상태다. 주총에서 합병 의결되기 전 날인 지난 7월16일 종가(6만9300원) 대비 30% 이상 하락한 상태로 합병 결의 발표(5월26일) 전 거래일인 5월22일 종가(5만5300원)에 비해서도 13%나 떨어졌다.

제일모직의 경우, 31일 기준 주가가 17만원대에 육박하는 등 합병 결의 발표 전(16만3500원)에 비해서는 소폭 상승한 것이지만 합병 의결 전 주가(19만4000원)는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그나마도 지난 25일부터 급상승한 것으로 상승세가 시작되기 전인 24일 종가는 13만1000원에 불과해 합병 이후 주가 흐름이 좋지는 않았다.

최근 중국발 리스크 등 외부변수로 인해 증시가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회사로서는 합병 이후 주가 흐름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통합법인 출범 이후 주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로 향후 주가 부양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또 양사의 합병 과정에서 발표한 주주진화정책의 실행도 신중한 고민이 필요한 사안이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분쟁이 치열해지던 지난 6월 30일 양사는 기업설명회(IR)를 통해 거버넌스위원회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위원회 신설, 배당성향 30%대 상향 등을 제시했다.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4개 부문 최고경영자(CEO)들이 공동으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 계획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합병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중요성도 깨달은 데다 향후 다른 삼성 계열사 합병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고심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 중에서는 합병 비율에 대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 보호라는 애국심 등으로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이들이 꽤 된다”면서 “이러한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주가 부양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주주 친화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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