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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전술’ 스완지, 맨유전 3연승 숨은 비결


입력 2015.08.31 10:00 수정 2015.08.31 18:0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스완지, 이적시장서 8분의 1 지출하고도 맨유 잡아

맨유는 2년 연속 거금 퍼붓고도 팀워크 여전히 삐거덕

게리 몽크 감독은 판 할 감독보다 이적자금 8분의 1만을 쓰고도 맨유를 잡았다. ⓒ 게티이미지 게리 몽크 감독은 판 할 감독보다 이적자금 8분의 1만을 쓰고도 맨유를 잡았다. ⓒ 게티이미지

선수들의 적재적소 활용과 유기적인 전술을 앞세운 스완지 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스완지 시티는 31일(한국시각)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유와의 홈경기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을 추가한 스완지는 맨유를 밀어내고 리그 4위로 뛰어올랐고, 시즌 첫 패를 당한 맨유는 5위로 주저앉았다.

지난 시즌부터 3경기 연속 맨유전 승리다. 무엇보다 게리 몽크가 감독이 준비한 전술의 승리였다.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스완지는 후반 초반 후안 마타로부터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중원 싸움과 역습 전개 과정 모두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던 스완지였지만 선취골을 내주자 안정적인 경기 운영은 접어둬야 했다.

몽크 감독이 꺼낸 승부수는 기성용이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된 기성용은 후반 13분 라우틀리지 대신 그라운드에 투입돼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섰다. 기성용의 카드는 신의 한수였다.

4-4-2 다이아몬드 전술로 전환된 스완지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잭 코크가 상대 미드필더들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사이, 나머지 공격진들이 전진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점골이 나왔다.

스완지는 후반 16분, 맨유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한 틈을 타 빠른 역습을 전개했고, 시구드르손의 크로스를 받은 아예우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5분 뒤 역전골도 비슷했다. 측면 수비가 헐거워진 틈을 탄 스완지는 아예우가 그림 같은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이어 받은 고미스가 방향만 살짝 튼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맨유 입장에서는 전술의 유연함에 밀린 경기라 할 수 있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선취골 이후에도 계속된 득점 욕심을 부리느라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주문했고, 이를 파고 들기 위해 포메이션을 바꾼 스완지의 전략을 간파하지 못했다.

더불어 이날 경기는 ‘돈의 흐름’이 지배하는 현대 축구에서 선수의 이름값보다는 잘 구성된 감독의 전술이 승리할 수 있음이 증명되기도 했다.

맨유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모건 스나이덜린을 비롯해 멤피스 데파이, 마테오 다르미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세르히오 로메로 등을 영입하는데만 약 8950만 유로(약 1187억원)를 퍼부었다.

이와 달리 스완지 시티의 영입은 에데르와 프랑크 타바누 등 소수에 그쳤다. 주전급 선수를 보강하기 보다는 이미 완성된 팀워크로 올 시즌을 치르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리고 스완지는 맨유 이적자금의 약 8분의 1만을 사용하고도 승리하는 묘수를 선보였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다. 맨유는 판 할 감독이 부임하자 무려 1억 9635만 유로(약 2606억원)의 이적 자금을 지출했다. 앙헬 디 마리아, 루크 쇼, 안데르 에레라, 마르코스 로호, 달레이 블린트, 라다멜 팔카오가 그렇게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거금이 투자됐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디 마리아와 팔카오는 1시즌 만에 팀을 떠났고,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도 아직 판 할 감독 전술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격수 부재라는 뚜렷한 약점이 있음에도 선수 영입은 엉뚱한 곳에서 이뤄지는 모습이다.

스완지 시티도 돈을 아끼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빅클럽이 아니다보니 고심을 거듭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원들만 불러 모았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길피 시구드손, 페데리코 페르난데스, 잭 코크를 영입해 주전으로 활용 중이며 올 시즌 자유계약으로 영입한 안드레 아예우는 그야말로 대박 상품으로 진화 중이다.

특히 주전 대부분을 지켜낸 점이 주목할 만하다. 스완지는 지난 시즌 윌프레드 보니를 3230만 유로(약 428억원)에 맨체스터 시티로 넘겼다. 보니의 이적료는 클럽 레코드였지만 핵심 공격수의 이탈은 타격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스완지의 지난 시즌 순위는 유럽 클럽 대항전 출전 티켓 확보에서 아쉽게 모자란 8위에 그쳤다.

여전히 스완지 선수들을 주목하는 눈들이 상당하다. 기성용 역시 최근에는 아스날행 루머가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스완지 유니폼을 벗은 1군 선수들은 아직까지 제로다. 팀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해 조직력을 탄탄하게 만든 비결이 ‘거함’ 맨유의 덜미를 잡게 된 요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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