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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로 돈 벌던 화학업계 "이제는 물이다"


입력 2015.08.30 09:00 수정 2015.08.30 09:54        윤수경 기자

LG화학·롯데케미칼·효성·휴비스 등 수처리사업을 ‘제2성장동력’으로

LG화학·롯데케미칼·효성·휴비스 등 국내 화학업체들이 수처리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하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LG화학 임직원들이 LG화학 청주 수처리용 RO필터 생산 라인에서 RO필터의 핵심 소재인 멤브레인 생산 과정을 확인하는 모습. ⓒLG화학 LG화학·롯데케미칼·효성·휴비스 등 국내 화학업체들이 수처리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하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LG화학 임직원들이 LG화학 청주 수처리용 RO필터 생산 라인에서 RO필터의 핵심 소재인 멤브레인 생산 과정을 확인하는 모습. ⓒLG화학

신성장사업 모색에 나선 화학업계의 발걸음이 수처리사업까지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인 가뭄으로 사용 가능한 물은 줄어드는 반면 산업 발달로 인해 필요한 물의 양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춘 움직임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효성·휴비스 등 국내 화학업체들은 수처리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하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LG화학은 2014년 4월 해수담수화용 RO(역삼투압, Reverse Osmosis) 필터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던 미국 나노에이치투오를 인수하며 수처리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1년 반만에 산업용수용과 가정용 필터 제조기술까지 자체 개발에 성공해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함으로써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LG화학은 최근 약 400억원을 투자했던 수처리 RO 필터 전용공장을 충북 청주에 완공하고 다음달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가 글로벌 수처리 필터 시장 공략에 한층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생산라인 증설 및 라인당 생산성 증대 활동을 통해 2018년까지 생산규모를 세계 상위 기업과 동등한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며 “2020년 2조원 규모의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도 지난 2월 삼성SDI의 수처리 멤브레인(분리막) 사업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부터 대덕연구소 안에 수처리 사업조직을 만들어 수처리 사업의 핵심 기술인 분리막 제조 기술과 분리막을 기반으로 하는 수처리 공정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물 속에 있는 오염물, 미생물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까지 제거할 수 있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을 가지면서도 적은 압력으로도 많은 물을 생산할 수 있는 중공사막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효성 역시 수처리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효성은 2013년 6월 2년여에 걸쳐 자체 개발한 ‘가압형 중공사막 모듈’에 대해 한국상하수도협회로부터 인증을 획득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압형·침지형 중공사막 인증을 모두 보유한 기업이 됐다.

또한 2014년 9월에는 폴리케톤으로 분리막을 제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폴리케톤은 기존 분리막의 원료인 폴리에틸렌 또는 폴리프로필렌과 달리 친수성 물질이기 때문에 폴리케톤 분리막은 오염 속도가 느려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효성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압형·침지형 중공사막 막모듈 인증을 획득한 차별성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또한 국내는 물론 물 부족이 심각한 중동 및 북부아프리카, 호주 등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해 매년 빠르게 성장하는 수처리 사업 확장에 가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SK케미칼과 삼양사의 합작사인 화학섬유 소재기업 휴비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국내 발전소 수처리 시장 1위였던 한국정수공업(주)를 인수하고 사명을 '휴비스워터'로 바꿔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휴비스워터는 MDI(전기탈이온장치), 복수탈염 기술 등 전세계 소수 업체들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통해 수처리 산업 시장에서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휴비스워터의 최초 독자 기술인 MDI 기술은 역삼투막(RO)으로도 여과되지 않는 극미량의 이온을 걸어내는 발전소 수처리에서는 필수적인 기술이다. 휴비스워터는 세계 최대 용량의 MDI 제품을 생산·공급하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휴비스워터는 사용한 순수를 재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복수탈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복수탈염 기술은 전세계 5개국, 7개 기업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휴비스워터가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다.

휴비스워터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시아 대표 초순수 다량 소비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국산 기술로 반도체급 초순수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 전무하다”며 “초순수 분야를 더욱 강화해 반도체급 초순수 분야까지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윤수경 기자 (takami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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