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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세력'의 괴담 줄어드니 '8·25 남북합의' 가능


입력 2015.08.27 14:56 수정 2015.08.27 15:07        문대현 기자

여야 한 목소리 '남남갈등' 없었고, 청년층 투철한 안보관 한 몫

남북 고위급 회담이 타결된 25일 새벽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일부 남북 고위급 회담이 타결된 25일 새벽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일부

지난 25일 남북이 무박 4일 간의 고위급 접촉 결과 이끌어낸 '8·25 남북합의'는 남남갈등을 유도했던 북한의 의도와는 달리 의연한 모습으로 똘똘 뭉친 국민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남북이 25일 새벽 발표한 보도문에 따르면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우리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데에 유감을 표명했다. 북한이 도발 주체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은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 이후 처음으로 이번 합의가 이전에 비해 상당히 진일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국민의 대다수도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5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 '잘했다'(매우 잘함 28.7%, 잘한 편 32.2%)는 응답은 60.9%로 조사됐다고 26일 밝혔다. '잘못했다'(매우 잘못함 5.3%, 잘못한 편 10.7%)는 응답은 16.0%에 그쳤다.

해당 조사는 유권자 500명 대상으로 휴대전화(50%)와 유선전화(5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95% 표본오차 ±4.4%포인트다.

이렇듯 국민의 지지를 받는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데에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연일 협박 발언에도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한 국민의 힘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북한의 도발이 진행될 때면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돌며 남남갈등이 발생했고 우리 협상력은 떨어지곤 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우리 측은 협상에서 지속적으로 추가 도발이 발생할 시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고 국민 여론도 이에 동조했다. 전역과 결혼을 연기하며 전투를 준비하는 군인이 있었고, 접경지역의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침착하게 대처했다.

청년 세대들은 SNS로 이들을 응원했고 특히 예비역의 경우 언제든 전투복을 챙겨 입고 전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비장함을 보이며 가세했다. 항상 서로를 향해 '으르렁'대던 정치권 역시 이번만큼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며 똘똘 뭉쳤다.

협상에 임했던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전날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북한과의 대화에서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국민 여러분의 뜻이 하나로 모아진 데 있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에서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국민 여러분의 뜻이 하나로 모아진 데 있다"며 "국민이 분노하고 있고, 혹시 어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북한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가 있지 않으면 그 합의는 우리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협상 상황을 전했다.

이는 국민들이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2013년 3차 핵실험을 겪으며 '더 이상 북한의 위협에 끌려다닐 수는 없다'는 의식이 확산된 결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을 갖고 있는 20대가 북한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것도 이례적이다.

결국 북한의 도발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함을 유지하며 하나가 된 여론이 북한의 굴복을 이끌어 낸 최대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종전 같이 자신 없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군도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혼란을 줄였다"며 "혼란 속에서 (남남갈등을 일으키는) 세력이 기승을 벌이는 건데 이런 요인으로 인해 국민의 지지가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송 전 소장은 "소위 종북세력이라 하는 사람들이 괴담을 인터넷 상에 퍼트리지 못했고 정치권에서도 뜻을 모아서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으로 유사한 일이 발생했을 때에도 정부의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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