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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선수권 앞둔 이종현, 에이스의 길은 멀고 험하다


입력 2015.08.28 19:51 수정 2015.08.29 08:0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최강전 부진, 체력적 한계 드러내..아시아 엘리트 빅맨들 상대 벅찰 듯

이종현(고려대)이 ‘2015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상무를 상대로 슛을 시도하고 있다. ⓒ KBL 이종현(고려대)이 ‘2015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상무를 상대로 슛을 시도하고 있다. ⓒ KBL

이종현(21·고려대)은 현재 대학 최고의 센터다.

206cm의 신장에 무궁무진한 잠재력으로 일찌감치 서장훈-김주성 뒤를 이을 한국농구의 차세대 센터로 꼽혔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유일한 대학생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혜택까지 얻었다.

최근 막을 내린 2015 프로아마 최강전은 아시안게임 이후 농구팬들이 오랜만에 이종현의 기량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무대였다. 이종현은 2년 전 최강전에서 고려대를 대학팀 사상 첫 정상으로 이끌며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2년간 국가대표팀 경험과 NBA 서머리그 도전 등을 거치며 이종현의 기량이 그동안 얼마나 더 성장했는지 지켜보는 것이 이번 대회의 관심사였다.

결과적으로 이종현은 2년 전의 영광은 재현하지 못했다. 고려대는 다시 한 번 결승에 올라 2연패를 노렸지만 고양 오리온스 벽에 막혀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무려 25점차(68-93)에 이를 만큼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에이스 이종현은 결승에서 고작 4점 7리바운드에 그쳤다.

이번 최강전에서 이종현의 활약은 전반적으로 지난 대회에 못 미쳤다. 2년 전 최강전 당시 이종현은 4경기 22.3점, 14리바운드를, 3경기에서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모비스전에서는 최강전 사상 유일한 20-20(27점-21리바운드)을 달성하기도 했다.

2015 최강전에서 이종현이 20점 이상을 올린 것은 상무전(20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5블록슛)이 유일했다.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한 경기는 전무했다. 상무전 외에는 전반적으로 이종현의 몸놀림은 무거웠고 상대의 집중 수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일단 이종현의 부진은 체력적인 문제가 커 보인다. 이종현은 최근까지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훈련받다가 최강전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팀에 복귀했다. 1년에 50~60경기 이상을 치르며 단련된 프로 선수들과 달리 대학생인 이종현으로서는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강행군에 익숙하지 못하다. 여기에 휴식일 없이 매일같이 경기를 치르는 최강전의 빡빡한 일정도 이종현의 체력고갈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체력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기술적인 면이나 경기운영에서의 한계도 두드러졌다. 이종현은 이번 최강전 내내 김봉수(동부)-함지훈(모비스)-이승현(오리온스) 등 프로 빅맨들과 매치업을 이뤘다. 이들은 모두 이종현보다 신장이 6~10cm 이상 작은 상대들이지만, 철저한 박스아웃과 몸싸움으로 이종현을 골밑에서 밀어냈다.

이종현은 빅맨으로서는 민첩하고 유연성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체격에 비해 파워 면에서는 다소 약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려대를 상대한 모비스나 오리온스는 장신 센터가 없이도 이종현을 무력화시키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실제 이승현과 함지훈은 이종현에게 포스트업에 의한 골밑 공략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점프슛과 패스 등 다양한 공격루트로 이종현을 골밑에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는 프로와 대학 빅맨들의 수준차이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종현의 가장 큰 문제는 현재 대학에서 이종현보다 신체적-기술적으로 경쟁할만한 라이벌이 없다는 점이다. 이승현이나 함지훈은 프로에서 파워포워드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이들을 상대로도 높이의 우위를 활용하지 못하고 파워에서도 밀린다면 장차 프로무대에서 외국인 빅맨들과의 맞대결은 더욱 험난할 수밖에 없다.

결국 포스트업이나 훅슛, 드리블 능력 등 빅맨이라도 다양한 기술을 보유해야만 프로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장 이종현은 오는 9월 아시아선수권에서 국가대표팀의 주축 빅맨으로서 내로라하는 아시아의 정상급 빅맨들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이다.

프로무대에서 자신보다 작은 빅맨들을 상대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이종현이 아시아 엘리트 빅맨들을 상대로 얼마나 분발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편, 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29일부터 9월 6일까지 대만 뉴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제 37회 윌리엄존스컵에 출전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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