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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아이들, 홍명보호 세대 대안되나


입력 2015.08.04 19:54 수정 2015.08.04 20:0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활약으로 대표팀 발탁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경기일정에 따라 5일 오후 7시20분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일본과 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른다. ⓒ 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경기일정에 따라 5일 오후 7시20분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일본과 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른다. ⓒ 대한축구협회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2년 당시 한국축구는 '황금세대'의 출현에 열광했고, 그해 런던올림픽에서 23세 이하 대표팀은 한국축구 사상 첫 동메달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이들은 2009 청소년월드컵을 시작으로 2010 아시안게임-2012 런던올림픽-2014 브라질월드컵으로 이어지며 한국축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연속성과 엘리트코스를 구축한 세대로 자리매김했다.

이 선수들 중 대부분이 해외무대로 진출하며 한국축구는 역대 최고의 해외파 선수들을 배출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지금도 흔히 '런던올림픽 세대' 혹은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린다.

하지만 '하나의 팀'으로서 홍명보 세대의 말로는 그리 좋지 못했다. 올림픽 이후 불과 2년뒤에 치러진 브라질월드컵에서 홍명보 세대는 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커녕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며 '역대 최악의 대표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황금세대라는 찬사는 어느새 사라지고 '의리축구'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팀의 정체성을 대신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한국축구는 슈틸리케호의 출범과 함께 새로운 황금세대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대표팀 사령탑 부임 이후 과감한 세대교체와 실험적인 용병술을 통해 한국축구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올해 들어서만 벌써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기록한 선수가 4명(이정협, 이용재, 이종호, 김승대)이나 된다. 이들 외에도 권창훈, 정우영, 이재성 같은 신예들이 대표팀에서 단기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며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멤버이거나,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A대표팀에 승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이름값 면에서는 사실 다수의 유럽파를 배출한 홍명보 세대에 비해 뒤지는 감도 없지 않지만, 이들은 오히려 K리그와 아시아무대를 통해 소속팀에서 꾸준히 실력을 인정받으며 내실을 키운 선수들이기도 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이후 망가진 축구대표팀을 재건해 기존의 이름값이나 고정관념에 현혹되지 않았다.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활약=대표팀 발탁’이라는 원칙을 지켰고, 실력만 확인하면 심지어 2부리거라도 발탁을 주저하지 않았다. 건강한 세대교체와 선의의 경쟁 속에 대표팀은 잃어버린 에너지를 되찾았고 슈틸리케호 역시 아시안컵-러시아월드컵 예선-동아시안컵으로 이어지는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발굴해내고 있는 새로운 세대는 기성용 등 일부를 제외하면 오랜 정체에 빠져있는 홍명보 세대의 자리를 대체할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자신이 유럽파이거나 스타 선수라는 망상에 빠져 성장하지 못했던 몇몇 기존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슈틸리케의 아이들 역시 이제 겨우 가능성을 꽃피우고 있는 단계일 뿐, 아직 검증이 끝난 것은 아니다. 너무 이른 성공 뒤에 안주하다가 만개하기도 전에 몰락한 홍명보 세대의 교훈은 A매치 경력을 갓 시작한 젊은 선수들에게는 좋은 반면교사다.

선수라면 어떤 리그, 어느 소속팀에서 뛰던 그라운드에서 항상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한다는 기본중의 기본, 대표 선수로서의 자긍심과 책임감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만이 그들이 진정한 '황금세대'로 거듭나는 지름길임을 항상 잊지 않아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경기일정에 따라 5일 오후 7시20분(한국시간)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일본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른다.

역대 한일전 전적에서는 한국이 40승22무14패로 앞서지만 일본 축구가 급성장한 1990년대부터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오히려 동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이 1승2무2패로 뒤진다. 2년 전에 안방에서도 1-2로 졌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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