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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000억 사내기금 조성...보상대상 협력사까지" 제안


입력 2015.08.03 19:50 수정 2015.08.04 11:02        이홍석 기자

"사단법인 설립 해법될 수 없어...백혈병 예방위한 사내기금 조성" 수정안제시

"보상대상 협력사 포함...보상범위 확대" 등 조정안 대폭 수용

삼성직업병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삼성직업병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삼성전자가 3일 직업병 조정위원회의 조정안에 대해 "사단법인 설립에 대해서는 해법이 될 수 없다"면서 난색을 표명한 대신 보상대상과 범위에 대해 협력사까지 대폭 확대하는 조정안을 전격 수용했다.

삼성전자는 사단법인을 설립하는 대신 사내기금으로 1000억원을 조성해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자 보상과 예방활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조정위에 전달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발표한 '조정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삼성전자 입장'을 통해 "조정위가 권고한 사단법인 설립은 해법이 될 수 없다"면서 "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 통해 보상을 실시하려면 또다시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상설기구와 상근인력 운영 등 보상 이외의 목적에 재원의 30%를 쓰는 것보다는 고통을 겪은 분들께 가급적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점도 고려했다”면서 “기금 운영방안과 사용처 등 세부 내용은 서둘러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신 사내기금을 조성해 법인 설립 절차로 인한 시간을 줄여 신속하게 보상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보상 대상과 사과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수용했다. 삼성전자는 "상주 협력사도 보상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보상 범위를 넓혔고 인과관계를 따져서 실시하는 보상이 아닌 만큼 대상 질병을 포함한 원칙과 기준은 가급적 조정위가 권고한 방식을 존중했다"고 강조했다.

당초 조정위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모든 이들을 보상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때문에 협력사 근로자들을 보상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을 삼성전자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경우, 근무이력 파악조차 어려운 데다 회사 소속이 아닌 분들까지 포함하는 것은 현행 법체계와의 충돌 우려가 있어 고심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사회적 부조라는 인도적 관점에서 상시 근무한 상주 협력사 퇴직자에 대해서는 회사 퇴직자와 동일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해 보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상자는 2011년 1월 1일 이전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등 작업공정, 관련시설의 설치 정비 및 수리 업무를 1년 이상 수행하다가 1996년 이후 퇴직한 자를 대상으로 하기로 했다.

질병범위도 조정위가 보상 대상 질병으로 권고한 대부분의 질병을 보상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조정위는 권고안에서 7개 병종과 5개 질병군 등 12개 항목을 보상 대상으로 제안했는데 유산∙불임 군을 제외한 11개 항목을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질병 예방을 위한 전문적∙독립적 종합진단을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외부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종합진단팀을 구성, 실행에 옮기겠다는 것이다.

종합진단팀은 고용노동부가 위촉한 반도체 보건관리 모니터링위원회 위원 중에서 4~5명을 추천받고 여기에 국내외 전문가 2~3명, 근로자 대표 1~2명을 더해 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조정위원회가 권고안을 통해 제시한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고, 근로자들의 건강권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사과문을 작성해 발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보상을 비롯한 이들 계획들을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가족대책위원회의 요구에 부응, 별도의 보상위원회를 구성, 신속하게 접수받고 집행해 연내에 대부분의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모든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며 "신속한 집행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인 만큼 삼성전자는 약속한 모든 내용에 대해 즉각 실천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권고안을 마련하기 위해 애써주신 조정위원회에 감사드린다"며 "조정 기간이 8개월 넘게 이어지는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온 당사자와 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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