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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비추고 배터리 힘 받고...빛보는 석유화학업체


입력 2015.08.04 10:19 수정 2015.08.04 10:46        윤수경 수습기자

한화-태양광, LG화학-배터리...글로벌 시장 속 '우뚝'

금호석유화학-CNT, 효성-폴리케톤...시장 개척 눈 앞

국내 화학업체들이 신성장사업에 꾸준한 투자를 지속한 끝에 그 결실을 맺고 있다. ⓒ한화케미칼/LG화학/금호석유화학/효성 국내 화학업체들이 신성장사업에 꾸준한 투자를 지속한 끝에 그 결실을 맺고 있다. ⓒ한화케미칼/LG화학/금호석유화학/효성

화학 업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와 후발국들의 잇단 시장 진입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친 가운데, 국내 화학업체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육성해온 신성장사업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장치산업'에서 더 이상 '미래 먹거리'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당장 실적이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투자를 지속하며 '고진감래' 해온 결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양대 산맥인 한화와 LG화학은 각각 일찌감치 태양광과 2차전지(배터리)를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했고, 이미 상당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한화그룹, 태양광사업으로 셀 생산 세계 1위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 현지 직원이 2013년 셀 생산라인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 현지 직원이 2013년 셀 생산라인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한화그룹은 2010년부터 태양광사업을 신성장사업으로 삼아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한 끝에 지난 2월 셀 생산규모 기준으로 세계 태양광 1위 업체로 등극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시장조사기관 IHS가 한화큐셀을 세계 태양광 모듈 공급업체 4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한화그룹이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인정받는 데까지는 4년 간 5000억원이 넘는 적자라는 긴 인내가 필요했다. 이는 2011년 말부터 전세계적으로 태양광 공급과잉 등이 겹치면서 태양광사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탓이었다.

그럼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당시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나가야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태양광사업을 지속했다.

이러한 '뚝심'은 올해부터 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한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 기초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한화케미칼부터 모듈과 셀 등을 만드는 한화큐셀, 금융 및 개발 등을 담당하는 한화큐셀코리아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여기에 3.28GW 규모의 셀 생산능력이 더해지면서 앞으로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점차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로 글로벌 시장 선도

LG화학 직원들이 LG화학 충북 청원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을 검사하고 있다. ⓒLG화학 LG화학 직원들이 LG화학 충북 청원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을 검사하고 있다. ⓒLG화학
LG화학은 200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신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꾸준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거쳐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2013년 7월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사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LG화학을 세계 1위 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LG화학이 이렇게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기까지는 10여년 간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가 있었다. 전기차 및 ESS 등 중대형 배터리 시장은 기술 장벽 및 사업화에 대한 위험 부담이 높고, 초기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70%를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LG화학 뿐만 아니라 LG그룹 차원에서도 중대형 배터리를 신성장사업으로 인식해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LG화학은 지난해 6000억원에 이르는 매출액을 달성하고, 전세계 20여곳의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수주 물량 부문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LG화학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직 초기 시장이지만 내년부터는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B3는 "전기차 시장은 연평균 30% 증가할 것이며, 2020년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연 10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LG화학은 한번 충전에 32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으며, 수년 내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처럼 일부 석유화학업체들이 성공적인 신성장사업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고 있는가 하면, 아직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신성장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금호석유화학, 탄소나노튜브로 '블루오션' 개척

금호석유화학이 지난 5월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5 대한민국화학산업대전'에 전시부스를 열고 탄소나노튜브 등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이 지난 5월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5 대한민국화학산업대전'에 전시부스를 열고 탄소나노튜브 등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신성장사업으로 탄소나노튜브(CNT)를 선정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사업은 아직 시장이 형성조차 되지 않았지만 그만큼 가능성이 무한한 '블루오션'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05년 넥센나노텍이 보유한 탄소나노소재 등 원천물질특허 및 제조기술을 인수하면서 연구개발에 착수해 탄소나노튜브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5년 간의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 끝에 2009년 독자적인 생산공정 기술을 확보했으며, 2013년 12월에는 연산 50t 규모의 탄소나노튜브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연간 50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300t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직 탄소나노튜브는 시장이 형성되기 전 단계이지만 '꿈의 소재'로 불리는 만큼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는 2020년까지 탄소나노튜브의 세계 시장 규모가 약 8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탄소나노튜브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포지션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효성, 10년의 고집 끝에 세계 최초 폴리케톤 개발

효성이 세계 최초 상용화개발에 성공한 첨단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 ⓒ효성 효성이 세계 최초 상용화개발에 성공한 첨단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 ⓒ효성
효성은 섬유 및 소재 사업을 계속해온 만큼 폴리케톤이라는 신소재를 신성장사업으로 삼았다. 폴리케톤은 효성이 10여년 간의 연구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독자 기술을 개발한 차세대 신소재다.

효성은 "신소재를 개발하라"는 경영진의 지시 아래 2004년 폴리케톤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지구상에 없던 소재를 개발하는 과정인 만큼 초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 효성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간 5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독자적인 폴리케톤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효성은 연간 1000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연간 5만t 생산이 가능한 상용화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 후지 키메라(Fuji Chimera)는 2030년까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의 규모는 약 126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효성은 여기에 폴리케톤이라는 신소재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수경 기자 (takami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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