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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이나 지금이나 김태호 불출마 이유 "공부 더해야"


입력 2015.08.03 12:04 수정 2015.08.03 13:23        동성혜 기자

느닷없는 기자회견 "미래 어울리는 실력 갖추려 열심히 공부"

5년전 경남도지사 불출마 선언 때도 "공부를 더해야한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내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내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미래에 어울리는 실력과 깊이를 갖춰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밝혀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대선출마를 겨냥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김 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견디기 힘든 세월을 겪고 있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김해 시민여러분들에게 용서받기 어려운 결정인줄 알지만 이 선택이 그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마지막 양심이자 도리”라며 거듭 총선 불출마를 강조했다.

또한 김 위원은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배인 스타의식과 조급증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반대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 갔다”며 “초심은 사라지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귀가 닫히고, 내 말만 하려고 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언어가 과격해지고, 말은 국민을 위한다지만, 그 생각의 깊이는 현저히 얕아졌다”고 고해성사를 했다.

이어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비어가고 있다”며 “여기서 다음 선거에 출마를 고집한다면, 자신을 속이고 국가와 국민, 그리고 누구보다 저를 뽑아 주신 지역구민 여러분께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김 위원은 “전 세계가 문을 열어놓고 무한경쟁을 하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민국이 살아남으려면, 정치도 진정한 실력과 깊이를 갖춘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럽고 힘들었던 지난 세월, 내 어머님, 내 아버님이 눈물로 걸어 오셨고 우리 후손들이 당당히 걸어갈 조국의 길에, 최소한 걸림돌이 되는 정치인은 되고 싶지 않다”고 다짐도 했다.

거듭 “미래에 어울리는 실력과 깊이를 갖춰 다시 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의 느닷없는 총선 불출마에 당내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는 고개를 갸웃하는 상황이다. 기자회견문 역시 왜 불출마를 선언하는 지에 대한 명쾌한 답은 없다. 다만 김 위원 스스로 “최고위원직은 더 성실하게 수행”하고 “정계은퇴는 아니고 공부를 더 하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거듭 “정치적 계산은 없다, 정치적 고려 없이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다른 선출직 불출마에 대해서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안할 수도 있다”면서도 “민심 속에서 저 자신을 성찰해보는 시간들을 많이 갖겠다”고 밝혀 준비만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속내를 묘하게 드러냈다.

특히 김 위원의 이날 총선 불출마 선언은 김무성 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으며 당 지도부에 미리 입장을 전달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또한 이번 결정을 하게 된 과정이나 향후 행보에 대해 보좌진들과의 상의도 없이 일요일인 어제(2일)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내용을 전달하고, 기자회견문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의 말대로 “오로지 가족들하고만 상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 위원측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전화통화해서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불출마 선언을 하는 분은 아니다”라며 “나름의 정무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지난 2010년 1월 25일에도 돌연 경남도지사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당시 무난한 도정 수행으로 3선 도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음에도 불출마 선언을 해 주변을 당혹하게 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김 위원은 불출마 선언에서 “공부를 더해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국무총리로 지명됐다. 미리 준비를 했다는 이야기다.

다른 관계자 역시 “김 위원은 이번 2017년 대선 당내 경선에 반드시 출마한다”며 “(김 위원) 본인이 타이밍을 좀 서둘러 잡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정치적 타이밍이 국민이나 정치권에서 수긍하는 것은 별개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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