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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중국은 없다” 끝나지 않은 공한증


입력 2015.08.04 08:37 수정 2015.08.04 08:5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중국과 1차전 2-0 격파, 역대 전적 17승12무1패

중국과의 동아시안컵에서 추가골을 성공시킨 이종호가 포효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중국과의 동아시안컵에서 추가골을 성공시킨 이종호가 포효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중국축구의 공한증(恐韓症)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첫 경기에서 중국을 2-0으로 가볍게 격파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중국을 상대로 역대 전적 17승12무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 갔다.

한국은 그동안 중국축구에 일방적인 우세를 이어왔지만 2008년 동아시안컵 승리 이후에는 7년간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1무 1패에 그치며 오랜 기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특히 이날 경기는 그동안 중국축구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까닭에 쉽지 않은 승부를 예상했다. 여기에 양 팀 모두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대부분 공한증이라는 징크스가 생소한 세대였다.

주력으로 꼽히는 해외파 선수들이 이번 동아시안컵에 불참한 슈틸리케호는 K리그와 아시아무대에서 활약 중인 젊은 선수들로 진용을 꾸렸다. 반면 중국은 자국리거들이 주축이지만 상대적으로 주전 멤버들이 대부분 건재했고 여기에 홈 어드밴티지까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 전까지 중국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며 몸을 낮췄다.

하지만 휘슬이 울리자 슈틸리케호의 젊은 선수들은 질 생각이 전혀 없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중국 홈 관중들의 함성과 야유도 경기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5군 혹은 2진에 가까운 전력으로도 슈틸리케호는 중국의 베스트 멤버들을 압도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과감히 발탁한 신예들이 또 빛을 발했다.

김승대(포항)과 이종호(전남)는 이날 나란히 A매치 데뷔전에서 골맛을 봤다. 김승대는 전반 45분 이재성(전북)의 패스를 받아 선제 결승골을 작렬했고, 후반 12분에는 이종호(전남)가 역시 이재성-김승대의 지원을 받아 추가골을 터뜨렸다. 역습과 배후 침투에 의한 패스플레이로 골로 이어지는 과정까지 완벽했다.

중국이 최근 이른바 ’짜장머니’를 앞세워 해외 우수 감독과 선수를 대거 영입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경계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K리그에서도 수많은 스타급 선수들이 중국으로 유출되며 엑소더스 현상의 주범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A대표팀 레벨에서는 중국이 한국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입증했다. 선수들의 개인기량과 전술적 압박, 체력, 멘탈 등에서 중국 선수들은 한국에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의 머니 파워가 적용되지 않는 대표팀 레벨에서 거품이 빠진 중국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들어 다시 거친 플레이를 남발하는 '소림축구'가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슈틸리케호의 젊은 태극전사들도 K리그와 ACL,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대부분 풍부한 경험을 축적한 선수들이었다. 중국 선수들의 도발에 지능적으로 대응하며 때로는 거친 플레이로 맞불을 놓는 등 기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슈틸리케호는 미래를 대비한 전력으로도 중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공한증’의 재림을 확인시켜줬다. 순조로운 첫 스타트를 끊은 슈틸리케호는 오는 5일 오후 7시 20분 영원한 숙적 일본을 상대로 대회 2차전을 치른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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