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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한 푼 벵거 감독…무리뉴 소심한 뒤끝?


입력 2015.08.03 09:22 수정 2015.08.03 09:2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아스날,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서 1-0 승리

다음달 20일 리그 6라운드에서 다시 맞대결

벵거 감독은 14경기 만에 무리뉴 감독에게 승리를 거뒀다. ⓒ 게티이미지 벵거 감독은 14경기 만에 무리뉴 감독에게 승리를 거뒀다. ⓒ 게티이미지

아스날의 수장 아르센 벵거 감독이 조제 무리뉴 감독을 상대로 11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아스날은 2일(한국시각)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잉글리시 FA 커뮤니티 실드’에서 첼시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전반 24분 알렉스 옥슬레이드-채임벌린의 선제골이 터진 아스날은 이후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고 경기 막판 수비벽을 두텁게 세우며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커뮤니티 실드 2연패에 성공한 아스날은 통산 14번째로 승리로 이 부문 역대 2위인 리버풀(15회)을 바짝 뒤쫓게 됐다.

경기 전 가장 큰 관심은 역시나 벵거 감독과 무리뉴 감독의 충돌이었다. 벵거 감독에게 무리뉴 감독이란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벵거 감독은 무리뉴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입성한 뒤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하며 6무 7패의 절대적인 열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여기에 경기 전후 설전에서도 늘 자존심이 상했던 벵거 감독이었다. 벵거 감독은 지난 2005년 디펜딩 챔피언 첼시를 향해 "전략이나 계획 없이 이기는 데에만 집중한다면 스포츠는 위험에 놓일 것"이라고 비꼰 바 있다. 그러자 무리뉴 감독은 "벵거 감독이 관음증을 갖고 있다. 그가 지난 1년 동안 첼시에 대해 말한 것을 모았는데 120페이지나 된다"고 받아쳤다.

2년 전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 재입성했을 때에는 "실패를 두려워한다"는 벵거 감독의 일침이 있었다. 가만있을 무리뉴 감독이 아니었다. 그는 "벵거 감독이야말로 실패 전문가"라며 "나는 실패를 두려워한다. 그 이유는 내가 실패해본 적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선제 공격은 무리뉴 감독이었다. 그는 "아스날이 지난 3~4년간 지출한 비용을 보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좋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채웠고 환상적인 골키퍼까지 갖췄다. 계산기를 써보면 간단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승횟수가 첼시에 비해 적다는 뜻을 비판한 발언이었다.

칼을 간 벵거 감독은 이번 커뮤니티 실드의 판을 아주 잘 짜왔다. 벵거 감독은 팀 내 에이스인 알렉시스 산체스를 내지 않고도 첼시의 수비벽은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통하지 않았던 자신의 패스 축구 철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거둔 승리라 의미가 남달랐다.

반면, 무리뉴 감독은 “축구에서는 승리하거나, 비기거나, 패하거나 세 가지 얘기 뿐”이라며 커뮤니티 실드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뜻밖의 패배에 자존심이 잔뜩 상한 모습이다.

그는 경기 후 아스날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대범한 모습을 보이는 듯 하더니 가장 마지막에 마주친 벵거 감독에게는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고 그대로 지나쳤다. 게다가 준우승 메달과 상패를 관중석에 던져버리는 파격적인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물론 이대로 가만있을 무리뉴 감독이 아니다. 첼시는 다음달 20일 아스날을 홈으로 불러들여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를 치른다. 잔뜩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을 무리뉴 감독이 어떤 모습으로 벵거 감독과 재회할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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