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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Bee' 박인비, 박세리도 못 이룬 '커리어 그랜드슬램' 위업


입력 2015.08.03 06:18 수정 2015.08.04 21:49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브리티시오픈 우승..LPGA 7번째 그랜드슬래머

명예의 전당 박세리도 1개 모자라 실패

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 기염…박세리도 못 이룬 위업

박세리와 비교했을 때 박인비의 '명예의 전당' 헌액은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 게티이미지 박세리와 비교했을 때 박인비의 '명예의 전당' 헌액은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 게티이미지

LPGA 투어에서 한국 골프의 바람을 일으킨 박세리(37·하나금융그룹)도 이루지 못한 ‘커리어 그랜드슬램’ 위업을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달성했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사우스 에어셔 트럼프 턴베리 엘리사 코스(파72· 6410야드)에서 막을 내린 메이저대회 ‘2015 LPGA 투어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오픈(총상금 300만 달러·우승상금 45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 전날까지 공동 선두였던 고진영(20·넵스)을 3타차로 밀어내고 우승 트로피를 손에 잡았다.

마지막 라운드를 앞둔 박인비의 역전 우승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고진영, 테레사 루(대만)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던 박인비는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7번홀부터 10번홀까지 버디 행진을 이어가며 본격적으로 고진영과 선두 경쟁을 벌였다. 14번홀에서는 이글까지 잡으면서 고진영과 공동 선두로 올라선 뒤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박인비가 12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가운데 고진영은 17,18번홀에서 3타를 줄여야 연장을 치를 수 있는 상황. 그러나 17번홀 파에 그치면서 박인비와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박인비의 그랜드슬램이 사실상 결정된 순간이다.

이로써 박인비는 US 여자오픈,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피레이션),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 이어 브리티시오픈까지 거머쥐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는 기염을 토했다. 이와 함께 LPGA 통산 16승으로 역대 최다승 공동 34위로 올라섰다. 세 번째 도전 만에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정복한 박인비는 역대 LPGA 7번째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현역 가운데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선수는 박인비와 카리 웹 밖에 없다.

박인비는 경기 후 LPGA와의 인터뷰에서 “내 마지막 목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른 시일에 이뤘다. 올해 세워 놓은 목표가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이었는데 그것을 꿈같이 이루게 되어 정말 기분 좋다”며 “컨디션이 안 좋아 기대를 많이 안했는데 마음을 비운 것이 좋은 결과를 부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LPGA는 물론 PGA에서도 없었던, 한 시즌에 모든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까지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에 가장 근접했던 것도 박인비다. 박인비는 2013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부터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 여자오픈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면서 역대 첫 한 시즌 그랜드슬램의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마지막 퍼즐’이었던 브리티시오픈에서는 과도한 심리적 압박에 눌려 완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역시 브리티시여자오픈 정상 도전에 나섰지만 4위에 머물렀다.

LPGA 통산 25승과 메이저 5승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박세리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달성하지 못했다.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 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 트로피는 모두 가졌지만 ANA 인스피레이션은 정복하지 못했다.

지난 2001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으로 3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한 뒤 2002년부터 끊임없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공동 4위로 가장 가깝게 다가섰지만 이루지 못했고, 올해는 컷오프 탈락했다.

박세리와 비교했을 때 박인비의 '명예의 전당' 헌액은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메이저 7승째를 거둬 줄리 잉스터(미국), 카리 웹과 함께 메이저 최다승 공동 7위에 올랐다. 3승을 추가하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베베 자하리아스(미국)와 함께 10승 대열에 올라선다.

박인비의 다음 목표는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LPGA의 메이저대회가 5개로 늘어나면서 메이저 타이틀 5개를 따낼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여기에 내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다면 그 누구도 세우지 못한 대기록을 수립한다. 박인비는 이미 레전드의 길에 들어섰다.

한편, 박인비와 고진영의 선두 다툼 아래로 한국 낭자들의 선전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도 이날 4타를 줄이며 8언더파 280타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 한국명 고보경)과 공동 3위에 올랐다. 1라운드 선두였던 김효주(20·롯데)는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로 크리스티 커(미국), 청야니(대만)와 공동 13위,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31위에 자리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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