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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승부수, 성공 가능했던 게겐 프레싱


입력 2015.08.03 00:36 수정 2015.08.03 15:3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첫 경기서 2-0 완승

최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무난한 승리

게겐 프레싱 전략으로 중국전 승리를 따낸 슈틸리케 감독. ⓒ 연합뉴스 게겐 프레싱 전략으로 중국전 승리를 따낸 슈틸리케 감독. ⓒ 연합뉴스

새 얼굴들을 과감하게 기용한 슈틸리케 감독의 승부수는 결국 성공으로 이어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중국 우한의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5 동아시안컵 첫 경기서 2-0 승리를 거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에 앞서 유럽파를 제외, K리거들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따라서 이번 중국전에는 이정협이 최전방에, 2선에는 이종호와 김승대, 이재성이 위치했다. 그리고 권창훈과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허리를 지켰고, 홍철과 김영권, 김주영, 임창우가 포백을,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이 내민 전략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게겐 프레싱(Gegen Pressing, 전방 압박)이었다.

사실 경기 전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을 만큼 경계심을 잔뜩 드러낸 바 있다. 따라서 강팀을 상대로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전방 압박 전술의 선택은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었다.

문제는 게겐 프레싱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는가의 여부였다. 실제로 게겐 프레싱은 클롭 감독으로 대변되는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정도만이 가장 잘 사용했으며, 국가대표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술이 아니었다. 그만큼 완벽한 팀 호흡은 물론 지치지 않는 체력이 전술 성공 여부의 중요 열쇠였다.

여기서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 흔적이 엿보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선수들은 오랜 시간 K리그에서 함께 뛴, 서로를 잘 아는 사이다. 게다가 ‘젊음’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지니고 있으며 시즌 중이기 때문에 컨디션 면에서도 최고조에 올라있는 상태였다. 즉, 게겐 프레싱을 구사하기 최적화된 조건이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은 경기 내내 중국과 팽팽한 허리싸움을 펼쳤고, 무엇보다 전방 압박의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이로 인해 중국 수비수들은 볼을 돌리면서도 한국의 저돌적인 압박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재성의 감각적인 패스가 돋보였던 선취골에 이어 후반 12분 이종호의 추가골이 그야말로 게겐 프레싱의 완성이었다.

대표팀은 중국 수비수들이 볼을 잡아 곧바로 최전방 압박에 나섰고 결국 볼을 따냈다. 이후에는 약속된 역습플레이였다.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김승대는 골키퍼가 달려 나오는 것을 보자 살짝 옆으로 내줬고, 이를 쇄도해 들어가던 이종호가 마무리했다.

물론 대표팀이 이번 대회 기간 내내 게겐 프레싱 전략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높은 체력 소모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슈틸리케 감독 역시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전에 앞서 오늘 경기를 치른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급선무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선수들이 너무 잘 뛰어줬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어떤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게겐 프레싱이라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전술로 중국전 완승을 이끌어냈다. 이로 인해 대표팀은 무려 7년 만에 중국전 승리라는 값진 성과를 얻어냈고, ‘공한증’을 부활시키는데 성공했다. 오는 5일 한일전에서는 어떤 전술로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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